내 브런치 매거진엔 [일상 속의 생각]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일상 속에서 드는 생각과 감정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건 쉽지 않다. 막상 일상 속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더 깊이 있게 사고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문장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주제를 곱씹어본다. 이것이 [일상 속의 생각] 카테고리에 글 몇 자를 쓴 나의 짧은 견해다.
<연필로 쓰기>에서 작가가 일상 속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방식은 나에게 큰 바다처럼 느껴졌다. 내가 작은 우물에서 놀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훈 작가는 산책, 음식 하나, TV 내용, 책 내용, 오랜 경험 등에서 느낀 감정과 든 생각을 썼다. 물론 작가여서 항상 글감을 찾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고자 한다면 어떤 글감이든 쓸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나는 너무 글에 신중을 기한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미룬 것 같다. 또 자료 조사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조금만 더 나아간다면 그 글감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많이 알고 많이 생각해야 쓸 수 있다.
김훈 작가는 아는 게 정말 많다. 책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다방면으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머물지 않는다.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식이 김훈 작가의 뇌에서 소화되어 작가의 생각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마침내 그 결과물이 글로 발현되는 것 같았다. 결국 글은 많이 알고 또 그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야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분야가 무엇인가 되돌아보았다. 그것들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쓸지 모르지만 일단 글감을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둔다. 언젠가는 이것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더 알아보고 글을 쓸 날이 올 것이다. 왠지 설레는 기분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다는 것
김훈 작가는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할 때,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명확하다. 김훈 작가가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잘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민감과 논란의 시대다. 나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민감과 논란이 두려워 표현하는 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글을 쓸 때, 나를 잘 드러내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나는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그 생각을 드러내는 데에 망설임이 없는가. 누군가가 그랬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하되 비판과 피드백을 활용하여 발전하라. 김훈 작가도 살아온 세월 동안 표현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생각해 수정하는 과정을 수 없이 겪었을 것이다.
표현하는 데에 두려움을 가지지 말자.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생각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