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보다 반짝반짝 빛나던 홍콩

첫 번째 해외여행 (2) | 홍콩

by 밍밍

대만에서 두 시간을 더 가니 홍콩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홍콩 상공을 가르며 하강하자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배와 섬, 홍콩의 높은 건물들이 보였다. '와... 수많은 배들이 떠 있는 이곳이 그 말로만 듣던 야경이 아름다운 쇼핑의 천국, 홍콩이구나.'


출국 수속을 빠르게 마치고 나가니 관광 안내 데스크가 보였다. 빅토리아 피크에 갈까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내 부족한 영어에 직원이 너무 답답했나 보다. 아이패드로 번역기를 켜주며 한국어로 입력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의사소통 실패. 그래도 친절한 직원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대충 알아들은 척한 후 공항을 나섰다. 아무래도 빅토리아 피크에 갈 시간은 안 될 것 같아서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시내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공항 익스프레스 기차가 보였지만 나는 가난한 여행자이므로 버스를 타러 갔다. 공항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도 않았는데 습하고 뜨거운 열기로 숨이 막혔다. 마치 내가 습식 사우나 안에 있는 것 같이 땀이 쏟아졌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2층 버스를 탔다. '이것이 바로 영화에서만 보던 2층 버스구나!' 감탄하며 1층 짐칸에 자물쇠로 캐리어를 안전하게 묶어놓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2층 버스는 2층 맨 앞자리지!' 딱 맨 앞자리가 비어있어서 기분 좋게 앉았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이국적인 홍콩의 풍경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보는 광경에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감탄했다. '기차를 탔으면 이런 풍경을 못 봤겠지? 너무 좋다.' 하지만 시내로 들어서면서 차가 막히고 1시간이 넘게 차를 타고 있으니 조금 지루해졌다. 도로에 가득한 차들과 트램, 사람들. 빨리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두 발로 홍콩을 걷고 싶어 졌다.


호스텔에 도착해서 빠르게 짐을 풀었다. 이 호스텔의 침대는 홍콩의 고층 빌딩처럼 알록달록한 색상에 3층까지 있었다. 오늘 내가 쓸 침대는 3층 침대 중 2층이었다. 1층은 너무 낮아 바닥에서 자는 느낌일 것 같았고 3층은 너무 높아 나무 위에서 자는 느낌일 것 같아서 2층이 딱 좋다고 생각했다. 참 색달랐다. 도로에 나가니 시끌벅적한 홍콩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당시에는 한국에 없던 이케아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귀여운 미키마우스 손 모양 소품을 샀다. 그리고 바로 딤섬을 먹으러 팀호완으로 향했다. 역시 맛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가득했지만 혼자라서 금방 자리에 앉았다. 미리 알아온 메뉴를 주문하고 먹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특히 새우 딤섬은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이때부터 딤섬 중 하가우(새우 딤섬)를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딤섬은 너무 맛있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더운 날씨가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뜨거운 차를 마시니 더욱더 땀이 났다.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내게 이건 마치 고문 같았다. 뜨거운 차가 바로 땀으로 나오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내 땀나는 첫 해외 혼밥을 마쳤다.


밥을 먹고 쇼핑몰을 구경하다 보니 한국에서는 꽤 비싼 고디바가 보였다. 홍콩에서는 좀 더 저렴하다고 들어서 더운 김에 시원한 초콜릿 음료를 한 잔 마셨다. '비싼 이 친구, 역시 맛있구나~'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야경을 보러 갔다. 배불렀지만 홍콩에 왔으니 홍콩의 명물인 허유산 망고주스도 한 잔 마시며 길을 걸었다. 홍콩의 야경은 듣던 대로 멋졌다. 반짝이는 고층빌딩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웠다.


혼자 왔지만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절했다. 조금 시무룩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 게 아니라 당신의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던 것이었다. '맙소사, 여행을 떠나기 전 영어 공부를 하자고 결심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왔더니 이렇게 일이 터지는구나.' 터무니없이 부족한 영어 실력에 부끄러웠지만 형형색색의 빛나는 홍콩의 밤거리를 걷다 보니 어느새 여행의 즐거움만이 남았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어젯밤에 집에서 걱정했던 것에 비해 첫 해외여행은 다행히도 순조로웠고 편안했다.


밤하늘의 별보다 빛나던 홍콩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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