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해외여행 (3) | 홍콩 - 영국, 런던
짧은 홍콩 여행을 뒤로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공항으로 향했다. 홍콩이 내 첫 해외여행의 애피타이저였다면 메인 여행지는 유럽이었다. 무사히 즐겁게 홍콩에서 하루를 머물렀으니 남은 여행도 신나게 보내리라!
사실 인천에서 홍콩까지의 비행도 길게 느껴졌는데 홍콩에서 영국까지 가려니 조금 지루했다. 그러던 중 옆자리 아이가 기내식을 받으며 어떤 음료를 주문했다. 그 음료는 바로 진저에일이었다. '진저에일..? 저 꼬마 아이가 지금 설마 술을 주문하는 건가?' 한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내가 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주문하자 나는 혼란에 빠졌다. 나는 조심스럽게 이 것이 술 이냐고 물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이건 술이 아니라 음료수라고, 진저에일이라고 했다. '내가 아는 에일은 맥주인데... 술이 아니라니!' 신기했던 나는 바로 내 것도 요청하여 마셔보았다. 색이 노르스름한 게 딱 맥주였는데 맛은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맛이 있는 듯 없는듯했다. 알싸한 생강 맛과 톡톡 튀는 탄산에 기내식을 먹으며 조금 느끼해졌던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콜라같이 강렬한 맛은 아니었지만 매력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진저에일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이후로 나는 비행기에 타면 항상 진저에일을 찾는다. 슈웹스(Schweppes) 진저에일은 내게 여행하는 설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음료가 되었다.
맛있는 음료수도 마시고 잠도 자다 보니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늦은 저녁이라 서둘러 런던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아무래도 기차보다 버스가 저렴해서 버스를 탔던 것 같다. 가격 이외에도 버스를 타면 좋은 점은 내가 처음 가는 도시의 시내에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변화하는 풍경을 즐기고 시내도 살짝 둘러본 후 시내에 도착하니 그 도시에 천천히 다가가는 느낌이다. 영화의 예고편 같은 느낌이랄까?
런던 하면 도시 이미지가 강했는데 공항에서 출발하니 생각보다 드 넓은 초원을 지나 내가 TV에서 본 느낌의 런던 시내로 들어갔던 것 같다. 숙소가 빅토리아 역 주변에 있어서 버스에서 내려서 캐리어를 끌고 걸어갔다. 숙소는 한인민박이었는데 정말 영국스러운 테라스 하우스(terraced house)였다. 두 채 중 한 채를 민박으로 사용하는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 반지하에 있는 주방에 두 집이 연결되어 있었다. 일단 3인실 방에 다른 사람이 없어 혼자 하루를 보내게 되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조금 추웠다. 런던 하면 떠오르는 구름 가득 낀 날씨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불을 켜도 방이 어두운 게 이것 또한 영국 날씨 같았다. 참 색달랐다. 얼른 런던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서 근처 마트에 잠깐 다녀온 후 잠에 들었다. '내일은 내가 그토록 원하던 웨스트앤드 뮤지컬을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