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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아무르 Feb 02. 2023

26. 그랬으면 좋겠네

그림책 <펭귄 365>

다경에게,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 명절을 보내고 나는 고요가 그리웠어. 그래서 남편이 자기 친구 집으로 가서 새해맞이를 하자고 했을 때 혼자 집에 있겠다고 했지.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친구 집으로 갔고, 나는 혼자 집에 남아 조용하게 새해를 맞이했어. 새해맞이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라는 영화로 했지. 조금 외로웠지만 참 좋았어. 새해라고 왁자지껄할 필요 없이 평소처럼 빨래를 개며 조용하게 영화를 보니 오히려 좋더라. 충만해진 영혼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것 같았거든.


이 영화에는 독성물질을 운반하는 열차와 트럭이 충돌해서 공기 중에 독성물질이 퍼지는 에피소드가 나와. 사람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대피하고 죽음이 자신에게 다가올까 두려워하지. 내가 저 상황에 속해 있다면 나는 나의 안전보다 나의 편리와 풍요로 인해 망가진 환경에서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가 더 두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어. 사실 그 생각을 늘 하고 있긴 해. 기후 위기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이들을 생각하지.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의 작가 호프 자런의 말처럼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수록 지구는 망가져 가고 아이들의 삶도 달라질 거야. 지금만 봐도 그렇잖아.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수치를 보며 외출을 결정하고 (우리가 이십 대 때만 해도 마스크네 미세먼지 앱이네 있지도 않았는데), 2023년에는 전례 없는 폭염이 올 것이라는 경고도 있어. 이미 40도가 넘는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들도 있었잖아. 사실 나는 지구환경이 망가져도 인간은 어떻게든 살길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해. 다만 그런 미래는 지금보다 더욱더 자본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그러니까 생존이 자본과 연결되는 미래가 올까 봐 두려워. 이미 폭염 문제만 해도 그렇잖아. 폭염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들은 에어컨의 혜택을 누릴만한 돈이 없는 계층이나 혼자 사는 노인들이니까.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서 휘황찬란한 쇼핑몰을 자주 방문했어. 밖은 너무 더우니까 실내에서 만나자는 친구들이 많았거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신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멋지다가도 에어컨이 너무 세어서 춥다며 겉옷을 걸치고 비싼 커피를 마시는 내 모습에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어. 더위를 피하는 것도 권력이 되는 세상에서 내가 살고 있구나 싶었지. 너무 슬프지 않아? 옛날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한강 바람을 쐬었는데, 이제는 건물 에어컨에 의지하고 게다가 너무 춥다고 옷을 더 걸치는 모순이라니. 누구는 그 돈이 없어 죽어 가는데 나는 오히려 춥다고 양팔을 감싸는 것이 슬프더라. 


다경아, 영화 <버드 박스> 봤어? 거기에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 때문에 집에만 갇혀 사는 두 아이와 그 아이들을 돌보는 남녀가 나와. 어느 날은 남자가 자신이 어린 시절에 나무를 타며 논 이야기를 두 아이에게 들려줘. 한 번도 바깥에 나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마치 신화처럼, 눈을 반짝이며 들어.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내 아이들이나 그다음 세대의 미래가 이렇게 되지 않길 빌었어. 미세먼지, 폭염, 혹한으로 이미 실내 활동이 실외 활동보다 인기가 많잖아. 작년에 한국에서 본 수많은 실내문화- 쇼핑몰, 키즈카페, 실내 동물원 등- 만으로도 나는 두려웠어. 십 년 뒤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영화 <메이즈 러너>처럼 지구가 모조리 사막으로 변하고 폐허가 된 이후에도 돔 형태의 거대한 ‘최후의 도시’를 만들어 ‘실내’에 들어갈 돈이 있는 사람들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될까. 아니면 영화 <승리호>처럼 지구에서 인간이 살 수는 있으나 현재와 같이 안락한 삶은 불가능하고 쓰레기더미, 방독면이 없으면 숨 쉴 수 없는 공기 속에서 살아가야 할까. 영화에서는 어떤 기업이 병든 지구를 피해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고 나와. 가난한 자들은 숲도 태양도 없는 사막 같은 지구에서 살아가고, 돈이 있는 자들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이전의 지구에서 살던 삶을 이어가지. 결국 환경 파괴는 빈부 차이로 연결돼. 이 현상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쓰레기를 수출하는데, 종목도 정말 다양하잖아. 그중의 전자 쓰레기, 그러니까 휴대전화, 컴퓨터, 텔레비전, 냉장고 등을 수출하기도 하는데 명목은 재활용이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도 해보지 않고 수출하는 경우가 많고 처리 과정에서 유독 물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폐기물들도 있다고 해. 물론 많은 나라들이 서서히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고 나서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많은 쓰레기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 테니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야.


그래서 난 친환경적인 삶을 살려고 많이 노력해. 아이들을 위해서 편리와 풍요를 조금 버리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려고 하지. 자연스러운 것에는 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현대사회를 살면서 시간은 귀한 것이 되었지. 그래서 사람들은 빠르고 편리한 것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삶과는 멀어지고 과한 소비와 쓰레기를 발생시키게 된 것 같아. 


내가 실천하는 생활 습관들은 사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많아. 그래서 내가 만약 일하는 엄마였다면 이렇게 까지는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이렇게 시간을 들여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할 수 없는 조건에서 사는 우리의 삶이 안타깝기도 해. 나도 가끔은 힘들고 불편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어. 가령 매주 목요일 저녁 채소 바구니를 찾으러 갈 때가 그래. 우리 가족이 이용하는 이 협동조합은 채소, 과일, 유제품, 달걀, 고기, 그리고 각종 식료품을 생산자들이 의논해 바구니 구성품을 결정하고 판매하는 단체야. 요즘 계절 채소나 과일을 세트 상품으로 구성해서 판매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이 단체가 내 시선을 끈 이유는, 내가 사는 도시에서 80km 이내에 있는 유기농 생산자들이 모여 바구니를 구성한다는 점, 생산자, 구매자 그리고 조합 사무실 직원이 모두 이 단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점이었어. 그래서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 조합 가입비를 내야 해. 이 돈은 조합 유지 비용으로 쓰이는데 재미있는 건 가입비의 액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거야. 모두가 낼 수 있는 만큼, 내고 싶은 만큼 가입비를 내지.


비교적 작은 규모로 생산하는 생산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고 탄소발자국도 많이 줄일 수 있는 소비라고 여겼어.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가져와 중간 판매자 없이 판매되기 때문에 가격도 싸. 상품은 정해진 배포 장소 중 가까운 곳을 찾아가면 되는데 다행히도 집에서 걸으면 오 분인 곳에 배포 장소가 있어. 그런데 추운 겨울밤에 3~4kg 되는 채소와 과일을 유모차에 싣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정말 귀찮을 때가 있어. 게다가 바구니를 찾는 시간이 아이들이 하교한 후라 아이 둘 다 데리고 가야 하거든. 너도 알겠지만, 아이들은 5분 거리를 20분 거리로 만드는 마법을 지녔잖아. 그래도 꿋꿋이 가는 건 이 꼬마 마법사들의 안전하고 평등한 미래를 위해서야. 


또, 채소의 종류를 직접 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기도 한데, 평소 먹지 않는 채소도 먹을 수 있고 제철 채소를 강제로(?) 먹게 되며 다음 주에는 무슨 채소가 올까 궁금하기도 해서 괜찮다고 나를 다독여. 채소고 과일이고 보면 대형 상점이나 동네 슈퍼 혹은 시장에서 사는 예쁜 모습이 아니야. 뿌리채소는 흙더미 그대로이고 종종 벌레를 만나 꽥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


그래도 좋은 점도 많아. 이를테면 포장이 거의 없다는 점이 그래. 채소나 과일은 바구니에 담겨 있어서 가져간 가방에 담아와야 하고 달걀도 직접 용기를 가져가야 해. 또 이따금 작아서 흩어지는 상품은 용기에 담겨 있기도 한데, 그다음 주에 다시 가져다주면 그걸 재활용한다고 하더라고.


이 단체가 내 마음을 뺏은 또 다른 이유는 정기 주문 시스템이야. 우리는 6개월 치를 미리 주문했는데 그렇게 미리 수요를 알게 되면 생산자도 그것에 맞춰 생산해서 낭비를 줄일 수 있대.


이런 단체가 여기저기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대랑 생산이 지구를 할퀴고 못살게 구는 일도 적어질 테고 작은 규모의 농업인들도 숨 좀 쉴 테니 말이야. 


이 외에도 우리 부부가 하는 노력은, 저녁은 무조건 채식 (채소 싫어하는 아이들은 제외), 목욕 비누, 샴푸 바 이용, 용기 없는 세제 파는 가게 이용, 식탁에서는 휴지 대신 아이들이 어릴 때 쓰던 턱받이나 가재 수건 사용, 물티슈 대신 걸레와 행주 사용, 화장품 안 사기, 옷 아껴 입기, 천 기저귀 사용, 생리 팬티 이용 등이 있어.


우리 부부는 채식을 지향하지만, 아이들에게까지 강요하지는 않아. 우리 아이들은 정말 채소를 싫어하거든? 그래서 아이들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짜고 거기에 항상 소량의 새로운 채소 혹은 싫어하는 채소를 넣어. 딱 한 입씩만! 그렇게 해서 맛에 익숙해지고 양을 늘려가는 것이 목표야. 아이들에게 우리의 방식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보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그렇게 익숙해지길 바라고 있어. 엄마가 매주 목요일에 채소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보면서, 샤워젤 대신 비누로 몸을 닦으면서, 아, 이런 삶도 있구나, 하고 알아줬으면 해.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 경험하는 것과 경험하지 않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그리고 아이들에게 왜 채식을 해야 하는지 먼저 나서서 설교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채식을 지향하는지도 몰라. 대신 환경과 관련된 전시를 보러 간다든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든지 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자연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려고 해. 


오늘은 그런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고른 책을 소개해볼까 해. 준호가 좋아하는 책이니 우주도 좋아하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 본다!


출처 : yes 24


바로 <펭귄 365>라는 책이야. 새해 첫날, 집배원 아저씨가 웬 상자를 하나 전해주고 가. 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에는 펭귄 한 마리가 있어. 이 이상한 선물은 누가 보낸 걸까 궁금해하며 상자를 살피지만, 상자에는 이름도 주소도 없는 거야. 


출처 : yes 24


다음 날 두 번째 펭귄이 도착하고, 그다음 날에는 세 번째 펭귄이 도착해. 엄마, 아빠는 정말 아리송해하지. 그런데 펭귄의 도착은 끝이 나질 않아. 1월의 마지막 날, 펭귄은 31마리가 되고, 2월은 28일까지만 있으니까 28마리가 와. 31+28. 두 달 만에 59마리의 펭귄이 집을 가득 채워. 여전히 이 펭귄들이 어디서 오는지 누가 보냈는지도 모른 채 가족들은 계속해서 펭귄들을 받게 돼. 그런데 펭귄이 이렇게 많아지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지. 자리도 없고, 집 안은 엉망진창에… 결국 아빠는 펭귄을 잘 정리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해. 3월 1일, 60번째 펭귄을 받고는 펭귄을 4개의 탑으로 만들기로 하지. 4x15는 60마리니까 한 탑에 15마리씩 들어가면 되는 거야. 


이런 식으로 12월 31일, 집에는 펭귄 365마리가 살게 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양한 수학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장면들이 나와. 아이들은 펭귄은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끝까지 읽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개념도 익히게 돼. 


12월 31일. 가족들이 송년 파티를 하는데, 그때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 문을 열어보니 생태학자인 삼촌이 와 있는 거야! 범인은 바로 삼촌이었어. 지구 온난화로 보금자리를 잃고 있는 남극의 펭귄들을 은밀하게 북극으로 보내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거지.


이 책은 종합선물 세트 같아. 세세한 유머가 가득한 그림을 보며 발견의 재미를 느끼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연산개념을 펭귄을 정리한다는 핑계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며, 지구 환경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고 아이들에게 전해주거든. 준호는 아직 연산개념을 잘 모르고 손가락으로 덧셈 정도 하는 수준인데도 이 책을 무척 즐겁게 읽어. 펭귄이 왜 집을 잃고 있는가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 


다경아, 많은 사람에게 그렇듯 내게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일은 치유에 가까워. 굳이 산이나 바다로 가지 않더라도 집 밖을 나섰을 때 보이는 푸른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들꽃, 듬직한 나무들, 라일락 향기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살아있음을 느끼곤 해. 하지만 내가 친환경적 삶을 살기로 결심한 이유는 사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니었어. 사람들이 아무리 온난화니 떠들어도 내 눈앞에 당장 푸른 하늘이 보이니 그다지 걱정되지 않았지. 그러다 어느 날 한 기사를 보게 되었어. 마스카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토끼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좁은 철제 구조에 가두고 눈과 점막에 3천 번 정도 마스카라 바르는 테스트를 하는데, 토끼들은 고통스러워도 움직일 수 없으며 눈에서 피를 흘리거나 심할 때는 실명도 한다고 하더라. 기사에는 옛날 죄수들처럼 구멍에 얼굴만 나온 토끼들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어. 인간의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구가 아니 그건 아름답다고 할 수도 없어. 그저 치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토끼의 동물권보다 더 중요하단 말인가, 하며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날 이후 나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아.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는 화장품을 사면 될 일이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더라. 과거의 나는 화장과 액세서리, 옷으로 나를 꾸미는 것을 적당히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나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는데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꼭 렌즈를 끼곤 했지. 그런데 지금은 항상 안경을 쓰고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지내. 그러다 보니 화장해서 인위적으로 예쁘게 만든 얼굴 말고 화장하지 않은 나의 진짜 얼굴을 좋아하게 되었어. (그렇다고 내가 세상이 말하는 미인이라는 것은 아니야. 나는 심지어 구순열도 있다고!) 화장을 하지 않는 지난날들을 통해 얼굴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은 성형이나 화장이 아니라 살아온 나날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해 온 것, 하는 것, 해나갈 것. 그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생각, 가치관, 그에 따른 선택이 사람의 아름다운 얼굴을 만든다고 생각해. 이런 생각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다 토끼 덕이네.

이렇게 동물권에 관심을 가진 이후, 공장식 축산의 현실에 대해 알게 되었어. 처음에는 동물들이 사육되고 살육되는 환경에 분노했어. 마트에서 생각 없이, 깨끗하게 포장된 고기를, 싸다고 여럿 사다가 쟁여 놓던 과거가 고통스러웠어. 그러다가 그것이 우리가 사는 지구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게 되었지. 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옥수수 16kg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니까 인간이 먹으려고 경작하는 것보다 고기 먹으려고 경작하는 옥수수가 더 많은 건데, 그 많은 옥수수를 키우기 위해 땅을 만들고 비료를 쓰고 농기계를 돌리고 저장하고 운송하는데 또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거야. 고기 만들려고 키우는 옥수수인데 뭐 얼마나 좋은 비료 써서 키우겠어. 비용 절감이 최고인 대량생산이니 지구 따윈 생각하지 않겠지. 그것뿐이 아니야. 프랑스의 유명한 제빵 회사에서는 식빵 만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본인들과 계약한 농부들에게 이미 농약이 씌워져 있는 씨앗을 배포한다고 해. 이게 다 더 싸게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욕심 때문이지. 여기서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는 나의 아이들이 살 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어. 영화 같은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지금의 속도대로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나는 정말이지 그것이 현실이 될까 봐 두려워.

누구나 답은 알고 있는 것 같아. 정말 필요한 소비만 하고,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사는 소박한 삶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아이들과 함께 봤던 바다의 석양, 꽃 사이를 날아다니다 내 다리를 쏘아버린 벌, 하굣길에 한참을 보았던 두 나비의 춤 덕분에 나와 아이들은 예쁜 이야기들을 참 많이도 만들었어. 만약에 내 아이들이 부모가 된다면, 나와 똑같은 행운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정말로 그러면 좋겠어.


그럴 수 있겠지?


우리가 모두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만날 날을 꿈꾸며,


2023. 1. 31.

민영






 

펭귄 365

 

글 : 장 뤽 프로망탈

그림 : 조엘 졸리베

역 : 홍경기


보림 | 2007년


#수학 #유쾌한웃음 #환경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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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로라 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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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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