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르다는 것.

기형을 가진 우리들.

by 몽아무르

주노의 두살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는 옆에 다가가 누웠다. 머리를 어깨에 기대고 손으로 님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움푹 들어간 가슴팍, 그리고 쑤욱 솟아있는 마지막 가슴뼈를 지났다. 님을 볼때면 성인이 주노가 떠오를때가 있다. 주노도 이런 가슴을 가지게 되겠지. 그럼 주노도 우리 부부처럼 각자 결핍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힘을 합쳐 살게될까.

나는 번의 연애를 했다. 그들의 신체는 (남들이 말하는) 정상이었다. 이렇게 생긴 사람도 있었고 저렇게 생긴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종국에 당신과 함께 인생을 일구겠소. 하고 약속한 사람은 (남들이 말하는) 비정상이었다.


나는 둔하다. 처음 그의 가슴이 내려가 있다는 알았을때 그러냐고 묻지 않았다. 왜냐고 물을 만큼 궁금하지 않았다. 내게는 그냥 그렇게 생긴 사람이었다. 그의 가슴뼈 모양이 유전적으로 기형이라는 알게된건 그가 먼저 입술의 상처에 대해 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걸 물었을 나는 쉽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다. 상처 때문에 이미 한번, 영혼의 짝이라 믿었던 사람, 내게는 하나 뿐이었던 사람과 오랜 연애를 끝내야했기 때문이다. 결혼 반대. 상대방 부모님의 이별 독촉. 둘 만의 도망. 인정을 기다리던 불안한 시간. 그리고 이별. 입술의 상처는 나를 주말 연속극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었더랬다.

나는 두려웠다. 다시 한번, 입술의 상처 때문에 관계 밖으로 밀려나게 될까. ‘구순열이라는 단순한 단어가 입에서 나오지를 않았다. 나는 조금 돌아서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수술했어. 여기 골반에도 수술 자국이 있어.”

무슨 수술인데?”


그렇게 구순열 수술 이야기를 시작으로 내가 살아온 역사를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그의 눈을 피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 사이에 침묵도 많았다.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부드럽고 동그랗게 이야기 있을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가슴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어. 수술도 생각했었는데 너무 위험한 수술이고 나중에 혹시라도 내게 심폐소생술을 해야할 일이 생겼을 내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에 누나가 말렸어.”
효과가 없는데?”
가슴에 봉긋 올라온 인공뼈를 넣는 거니까 심폐소생술을 해도 심장을 마사지하지 못하는거지.”


서로의기형 이야기하다보니 침묵은 사라지고 대화에 생기가 돌았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겪었던 혼란, 사람들의 반응, 거기서 느낀 컴플렉스, 그리고 그걸 극복해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서로 공감했다.

우리는 남들이 가진정상 가지지 못했지만 결핍으로 풍요로운 연대를 가졌다.

어렸을때는 나만 다를까. 나는 남들처럼 정상이 아닐까. 생각하며 속상해했다. 그런데 지금은 결핍이 내게 풍요로운 이야기와 관계와 성찰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구순열로 나는 다름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범주의 다름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인종, 젠더, 장애, 세상사람들이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반하는 것들. 일부정상인들이 두려워하고 배척하는 다름’. 틀림이 아닌 다름.

나의 구순열은 내가 (사람들이 말하는) 정상이었다면 관심조차 갖지 않았을 이야기들을 들여다보게하는 행운을 주었다. 물론 결핍이 항상 기뻤던건 아니다. 하지만 놀림과 배척을 넘어서니 거기에는비정상들과의 연대, 일부 정상인들은 보지 않는 곳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그렇게 나의 결핍은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주노도 결핍을 빼기로만 느끼지말고 더하기로 느끼길. 그러려면 많은 상처와 눈물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위에서 단단해지길. 주노가 타인을 통해 자신의 다름을 인식했을때 내가 당황하지 않고 도와줄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