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화에 휩싸였을 때.

듀스의 "여름안에서"를 들려준다.

by 몽아무르

주노의 네살


주노가 사춘기 아이처럼 굴때가 있다. 아주 작은 가지고 참을 없는 짜증이나 화를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 아이에게 그만 화내라고 말해봐야 소용은 없다. 아니 오히려 부정적 감정에 잠식당한 주노는 일장연설이 그냥 듣기 싫은 잔소리고 나는 좋게 말해도 들어먹지를 않는 아이 때문에 홧병 걸릴 지경이 된다. 그러다가 아이가 일단 화가 상태에서 조금은 벗어나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가 났을 무조건 진정하라고 강요를 할게 아니라 감정의 파도가 일단은 잠잠해져야 다음 단계가 있을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걷잡을 없는 화에 사로 잡힌 아이에게 방으로 들어가서 혼자 감정을 정리하고 나오라고 했다. 나는 아이가 물리적으로 혼자 있게되면 다음은 스스로 알아서 감정을 가라앉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두번은 효과가 있는 같더니 다음은 방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아이가 방에 혼자 있어도 다음엔 무얼해야할지 모르는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동화책, "이게 정말 마음일까"를 주노와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미워하는 마음을 이야기하는데 거기서 좋은 마음이 생겼을 마음을 추스리는 방법 하나로 좋아하는 물건들을 상자에 넣어놓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꺼내보는 것을 소개한다. 좋아하는 음악, 장난감, 간식 그런 것들이 나오는데 긍정적이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어른들도 사실 다른 보다 화가 쉽게 나는 날들이 있고 그런 날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지 않는가. 맛있는거 먹기.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이나 영화보기. 책읽기. 음악듣기. 산책하기. 자기.

그래서 어느날 주노가 화에 휩싸였을때이게 정말 마음일까 이야기를 하면서 방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을테니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혀 보라고 했다. 주노는 음악을 듣고 있더니 나와서 화난 얼굴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걸 마음 속의 화라고 칭했다. 정말 신기하게 효과가 빠르고 좋았다. 노래 한두곡만 들으면 금새 내게로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면 우리는 주노가 그랬는지 주노의 행동에서 뭐가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주노와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요즘 주노가 좋아하는 노래는 "겨울왕국 1,2"의 노래 그리고 듀스의 "여름안에서" 이다. 리아가 자기 장난감 망가뜨렸다고 화를 내길래 급하게 잔잔하고 귀여운 노래를 찾다가 노래를 틀어 리아의 사과송으로 개사해서 불러줬는데 이후로 노래를 번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주노에게 취향이 생기고 있다. 노래, 색깔, 음식, .

마냥 수동적인 아기인 줄만 알았는데 아이에게 점점 색깔이 생긴다. 신기하고 경이롭다. 한편으로 취향 보다는 아빠 취향 쪽에 가까운 같아 아쉽다가도 괜찮다 생각한다. 어차피 네가 좋으면 되는거니까.

고등학생이던 내가 듣던 노래를 아이가 반복해서 듣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묘하다. 내가 정말 어른이 되었네. 어쩌다보니 어른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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