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아홉 살 때, 학교 가던 길에서 은행잎 무더기를 만났다. 단풍잎도 몇 장 놀러 와 있었다.
앞서 걷던 둘째가 주춤주춤 조심스레 걸었다.
"낙엽 부서져요."
덩달아서 나도 얼른 꽁지발을 들었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순수하다는 말은 백번 말해도 맞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슬퍼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웃음을 만들기도 한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낙엽길에서의 장면이 생각난다.
아이의 말투와 행동들, 바삭이던 낙엽들의 신음소리...
"민작가! 가을에는 산책을 못 가겠어. 내가 낙엽을 밟을까 봐..."
동시집을 읽고 지인들이 가을다운 농담을 걸어온다. 동시가 웃음을 만나는 지점이다.
발걸음을 조심해야 할 가을날이다~♡
* 첫 번째 동시집 [낙엽이 아플까 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