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발걸음으로

― 『기적을 불러온 타자기』 (벌숲, 2021)을 읽고

by 민휴

윤혜숙 창작 장편 동화는 작가가 실제로 타이핑 자원봉사를 했던 경험을 소재로 썼다고 한다. 작가의 말에서 “진짜 기적은 그냥 바라고 기다리면 오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조금씩 조금씩 쌓이고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노력이 쌓여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루게 된다는 말이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원하는 것을 이루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진리”라고도 말한다. 동화를 통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복자씨’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살림이지만 온 가족이 오순도순 살았다. 맏이라서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상업 고등학교에 간다. 피아니스트나 아티스트처럼 타자를 하는 사람인 ‘타이피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복자씨'는 상업 학교에 가서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격증도 많이 땄다. 동생들의 진학과 일자리를 찾아 가족 모두 서울로 이사를 하고 '복자씨'는 양재 공장에 취직한다. 재봉틀로 옷을 만드는 일을 하다 우연히 인쇄하는 식잣집에 취직해 원고를 타이핑한다. 다시, 출판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지만, 몸이 약해서 죽게 된다. 원고를 교정해 컴퓨터로 타이핑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 읽는 것이 취미인 '복자씨'는 어느 날 도서관에서 ‘시작장애인을 위한 타이핑 봉사자’ 모집 광고를 보고 자원한다. 어려운 책들을 타이핑하던 '복자씨'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를 타이핑하게 되고, 동화에 매료되어 스스로 동화를 짓기에 이른다.


꿈을 이룬 '복자씨'는 자신이 이룬 기적을 여러 사람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다. 주인공이 이룬 기적은 다른 사람을 위하려는 선한 마음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늘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짠하고 안쓰럽다. 그리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복자씨'는

“자신이 타이핑한 글자들이 고물고물 기어 나와서 쟁반 위에서 춤을 추고, 커튼을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을 하고, 밤이면 천장에 달라붙어 반짝반짝 별빛을 쏟아내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어요”라고 썼다. 동화책을 타이핑하면서 그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다. 이렇게 책을 좋아한 사람이기에 그가 동화를 쓰는 작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타이핑한 원고가 책으로 나오는 것을 신기해했다.

“마치 자기가 타이핑한 글자들이 컴퓨터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커다란 집을 만드는 것 같았어요. 글자로 만들어진 성에서 사람들과 꽃들과 새들이 행복하게 사는 상상”을 하며 우쭐하고 그 성의 주인이 된 기분이라고 썼다. 작가가 동화를 쓰는 이유가 아닐까? 동화를 통해 사람도 꽃도 새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 같다.




작가는 “동화 작가가 된 것도, 매일매일 읽을 책이 생기는 것도, 새 책으로 여러분을 만난 것도 모두 기적”이라고 말했다.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청소년 소설, 동화를 쓰는 작가가 되었고, 동화창작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그의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도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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