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표 동시집 『어쩌다 받은 무지무지 기분 좋은 상』(도서출판 까미, 2
권희표 시인은 문예사조 시 부문, 동시 부분 신인상에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동시문학회 등 여러 문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과 한국아동문학 창작상을, 동아꿈나무 문학상 은상(동화)을 수상했다. 시집, 시조집, 동시조집이 있으며 동시집 『해님을 안았어요』, 『숲길을 걸어요』, 『아빠 닮았대요』를 발간했다.
시인의 말에서
“수업하기 위해 2층에서 한꺼번에 우르르 왁자지껄, 시끌벅적하니 내려오는 경쾌한 정경은 초등학교가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진귀한 장면입니다. 친구 간에 어울려 뛰어놀고 운동하는 모습, 자연스레 발맞춰 얘기를 나누며 오가는 다정한 모습, 빙 둘러 진지하게 자연을 관찰하는 풍경은 그대로 낭만과 서정의 극치입니다.”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근무하면서 어린이들을 통해 동심을 발견하고 글을 쓰고 있는 삶을 감사해하는 시인의 삶이 곧, 동심 자체인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땅강아지, 굼벵이, 매미들이 자세히 관찰하여 어린이들과도 나누고 싶은 자연 관찰 동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홑꽃피기에서 겹꽃피기로 변하는 마리골드를 들여다보는 관심이 시인이 직접 화단을 가꾸고 어린이들과 함께 꽃동산을 가꿔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꽃과 함께하는 마음이 부러웠다.
산비둘기, 직박구리, 물오리, 참새, 지렁이, 잉어, 청둥오리 등 온갖 자연을 끌어다 동시를 썼다.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시인의 삶과 자연에서 동심을 발견하는 시인이야말로 동심이 가득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 자연 속에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이 있다는 것이, 시인이 온 마음을 다해 자연을 사랑하듯이, 어린이들도 그렇게 사랑한다는 것을 글로 알 수 있다.
계절과 꽃, 산, 파도, 윤슬, 하늘, 새 등 자연현상들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그 속에서 동심을 발견하고 동시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동시집이다. 다음 동시를 보자.
새들의 물수제비
물오리
기러기는
물수제비 뜨기 천재
내릴 때는
물갈퀴를 쫙 편
두 발을 쭉 뻗어
물 위에 차르르
물수제비 뜨고
날아오를 땐
두 발을 번갈아
물 위를 누르듯이
팍팍팍 차오르며
물수제비 뜬다
그 큰 몸뚱이로
차르르 팍팍팍
너도나도 경쟁하듯
시원스레 우아하게
물수제비 뜬다.
- 「새들이 물수제비」 전문
새들이 먹이를 먹고, 물을 먹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물수제비로 표현한 것이 놀랍다. 물수제비는 납작한 돌을 골라 옆으로 자세를 낮추고 돌을 던져서 튕긴 숫자를 세는 것인데 새들이 물수제비를 뜬다고 말하는 시인의 관찰력과 새들의 행동을 물수제비와 관계 맺기 한 맑은 시심이 부럽다.
시인은 학교 지킴이로 근무하면서 어린이들을 지켜준다. 아픈 어린이를 위로해 주고, 운동회에서 달리는 아이를 응원하고, 가위바위보를 잘해서 어쩌다 상을 받은 아이를 축하해 준다. 10년 넘게 어린이들과 생활하면서 어린이들 편에 선 듬직한 어른이다.
좋은 이유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는
곧 피울 거라는
기다림이 좋고
활짝 필 꽃에는
색색이 아름다운
향기가 있어 더 좋고
꽃잎이
지는 속에는
새 생명이 커가니 더욱 좋아요.
- 「좋은 이유」 전문
세상만사를 “좋은 마음”으로 보는 선한 눈을 가진 시인의 마음이 엿보인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꽃의 여러 모습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꽃’이라는 말만 들어도 벌써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시인은 어린이 한 명 한 명을 꽃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꾸밈없는 웃음만큼 곱고 아름다운 꽃이 어디 있을까. 다음 동시를 보자.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은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선물이다. 어쩌다 받은 무지무지 기분 좋은 상은 어쩌면 ‘자연’ 일 테고, 선한 마음을 가진 ‘시인 선생님’이 아닐까. 아이들이 받는 상을 그렇고, 시인 선생님이 어쩌다 받은 무지무지 기분 좋은 상은 두말할 것 없이 사랑스러운 어린이들과의 생활과 꿈터일 것이다. 덤으로 기분 좋은 상을 선물 받은 나로서도 시인 선생님이 늘 건강하시고, 사랑스러운 어린이들과 더욱 행복한 꿈을 꾸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