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 작가는 르포 작가. 사람들이 자기 언어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인문 공동체에서 글쓰기 수업 ‘감응의 글쓰기’ ‘메타포라’ 등을 2011년부터 꾸려오고 있다.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 인터뷰 기사 및 칼럼을, 네이버에 오디오클럽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연재했다. - 작가소개에서
글 잘 쓰는 작가로도, 글쓰기 선생으로로 유명한 은유 작가의 글쓰기 관련 책을 세 권째 읽게 되었다.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을 읽고 다른 책도 꼭 읽고 싶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작가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직접 강연을 다니거나 글쓰기 수업에서 받은 질문 48가지에 답하는 방식의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이 책 한 권을 읽고 실천할 수 있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은유 작가가 읽었던 책의 구절과 학인들의 글에서 찾은 문장들까지 제시하면서 글쓰기에 필요한 덕목을 이해시키기 위한 책이다. 한 권의 책을 읽었는데도 여러 권의 책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책 읽기는 글쓰기의 힘이라고 적혀 있다.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책을 깊이, 반복하여 읽고 좋은 문장을 자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책이 말하는 질문들이 내가 궁금해했고, 어려워했던 부분들이 많아서 정답을 찾아 읽으며 글쓰기의 실제를 배우는 것 같았다. 글쓰기는 실제로 글을 쓰면서 배우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책이었다.
“글쓰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점은 크게 두 가지네요.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게 됐다는 것. 타인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것.”(p287)
사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고통과 아픔을 이야기하는 확장된 사유의 글을 좋아한다. 내가 쓰기 어려운 부분이면서도 타자의 아픔과 사회현상을 외면하는 사람은 아니고 싶기에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인터뷰라고 글로 써 온 작가다.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서사를 기록한 『폭력과 존엄 사이』(2016, 오월의봄), 현장실습생 르포르타주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2019, 돌베개), 미등록 이주아동의 이야기를 담은 『있지만 없는 아이들』(2021,창비) 등 신념을 좇아 작업한 인터뷰 단행본도 여러 권 출판한 이력이 있는 은유 작가의 행보가 존경스러웠다.
마음 치유 선생님이 내 등을 다독이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읽고 싶게 써서 공감을 얻는 것이 좋은 글쓰기라는 구절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써야 한단다. 그래도 살아!”라고… 다른 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계속 강조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글쓰기 상담소]라는 제목처럼 글쓰기에 관해서 깊은 상담을 받은 것 같다. 곁에 두고 꾸준하게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