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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피운 꽃

김은순 수필집 『내가 만난 행복』 (도서출판 한림, 2023)을 읽고

by 민휴


김은순 작가는 전남광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문학춘추》 수필, 《아동문예》 동화 등단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협, 광주문협 회원, 문학춘추작가회 이사, 전남여류문학회 부회장, 시낭송가, 구연동화가이다. 2023년에 제2회 전남여류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책으로는 『외출』, 『내가 만난 행복』이 있다. - 작가소개에서 편집



김은순 작가는 머리글 「삶의 보따리를 펼치며」에서

“거대한 해일 같은 아픔도 세월에 무뎌져 잔잔한 파도로 변한다. 평화로운 빛으로 받아들이기까지 마음을 다독인 세월의 흔적이다.”라고 책을 펴낸 소회를 적었다.




1부 일상에서 만나는 감사

2부 나눔이 주는 행복

3부 미지의 나라에 가다

4주 꿈의 나라에서

5주 종교인에서 신앙인으로



빛고을 광주에 있고, 좋은 책 잘 만들기로 소문난 도서출판 한림(한림문학재단 노남진 이사장)에서 만든 『내가 만난 행복』은 총 5부로 나눠진다. 목차에서 이 책이 일상, 가족, 돌봄, 여행, 종교라는 테두리로 펼쳐 나간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의 삶과 책을 들여다본다.




김은순 작가를 처음 만난 건 30여 년 전, 문학단체 회의에서였다. 활짝 웃는 얼굴이 부러울 만큼 빛나는 모습이 좋았다. 만날 때마다 천사처럼 웃는 얼굴은 30년도 더 넘게 흐른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은순 작가와 막역한 사이이기에 어쩌면, 독서리뷰가 아니라 작가를 조명하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의 삶의 행적과 마음들이 담긴 책이라는 것을 밝혀 둔다.



삶이라는 무게가 누구에게나 녹녹지 않듯 김은순 작가도 그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베풀고 기도하며 한시도 쉼 없이 달려온 사람이다. 삶에 부닥친 고난에 순응하며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아왔을 때, 마음속에서는 부단히 갈고닦았을 삶의 모습이 마치 물오리가 평온하게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아도 물속에서 수많은 발돋움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서 존경스럽다.




김은순 작가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끼니처럼 생각하며 살고 싶은 말이라고 밝혔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 진실되게 살아가는 모습이 책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맏며느리로 시부모님 봉양과 대가족 건사를 비롯해 집안의 온갖 대소사를 책임지며 살아왔다. 가족을 향한 사랑과 헌신은 너무도 숭고해서 눈물겹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게 된 둘째 아들과 작은댁 조카 4명을 키웠고, 본인이 생사를 넘나들만큼 큰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상황들이 삶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오로지 기도와 헌신, 봉사, 베풂과 선행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 나갔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라는 말처럼 김은순 작가는 단단한 의지력으로 모든 고난을 헤쳐오면서도 천성적으로 밝고 맑은 마음의 빛을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빛나게 갈고닦아 글과 문학으로 승화한 사람이기에 존경심이 든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사랑의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김은순 작가는 신앙의 힘이라고 말한다. 오래도록 천주교 신자로 살고 있기 때문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여행기도 많다. 가장 낮은 자세로 모든 사람을 섬기려는 믿음과 실천하는 삶 자체가 숙명과도 같은 종교의 힘으로 오늘의 김은순 작가를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신의 힘겨운 삶에 매몰되지 않고,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김은순 작가는 삶의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 여행, 성지순례, 문학활동, 종교생활을 통해 자신의 수양하고 문학적 자양을 쌓아 올려 왔다.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사람처럼, 국내외 여행을 숱하게 다녔다. 여행에서 그치지 않고, 여행을 통해 자신과 가족을 돌볼 힘을 얻고 돌아왔을 것이다. 단순히 여행에서 그치지 않았다. 견문을 넓히고, 지식을 쌓으며, 자신을 끊임없이 수양하는 그 여행을 기록하고 책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는 어려울 것이다. 김은순 작가의 삶의 궤적이 더 빛나는 이유다.





전남여류문학회 정혜진 회장은 이 책의 해설 「사랑과 의지로 채운 마음의 보석상자」에서

“삶의 한 계단을 오르면서 출간한 이 작품집이 그가 만난 행복들을 오래오래 펼쳐 보이면서 활력의 지표가 되길 희망한다. 남의 일을 자신의 몫처럼 받아들여 끊임없이 베푼 사랑과 굳은 의지로 채운 마음의 보석상자가 앞으로도 별처럼 반짝이는 추억을 담아내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김은순 작가는 정말 선한 마음 가졌다. 70이 넘는 나이임에도 봉사의 마음으로 치매 할머니들을 돌보는 치매전문 요양보호사로 일해 나가고 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선하고 부지런하고 마음 넓은 분이다. 우리 곁에 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앞으로도 김은순 작가의 삶이 사랑으로 충만하고 복되며 문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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