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휘날리는 눈송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집 안에 가둬 놓고, 운동에 게으른 나를 밖으로 불러 냈다.
물빛근린공원엔 길을 비켜 걷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맑은 호수 위로 하늘하늘 눈송이는 날리고
나는 걷는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설경이 멋지다.
예쁜 곳에는 더 예쁜 눈이 내리는 것 같다.
나도 듬뿍 눈을 맞고 싶어
두껍게 뒤집어썼던 모자를 벗는다.
가뿐 숨 몰아 쉬며 달아오른 뺨 위로
차가운 눈송이들이 내려앉는다.
안녕? 반가워!
대답처럼 하늘거리는 눈송이들!
뽀드득뽀드득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있어
외롭지 않고
적요의 시간에 흠뻑 젖는다.
눈이 쌓여 더 아름다워진 풍경들 사이를
홀로 걸으며
나도 풍경이 되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