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커머스 PM의 상품상세 전략 고민과정
커머스에서는 사용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꼭 거치는 페이지가 있다. 바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장 디테일하게 담고 있는 "상품 상세" 페이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상품 상세 페이지는 '커머스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짧지만 반년간 상품 상세 페이지를 담당해보면서 상품 상세의 주요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지표로 이 도메인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여기 그 고민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패션 커머스를 위주로 작성되어졌다.
커머스에서 사용자들의 구매 여정을 나타내보았다. 플랫폼에 들어와서 목적 고객은 검색, 카테고리 등을 통해 상품을 탐색하고, 비목적 고객은 홈, 콘텐츠를 보면서 여기저기 탐색해보게 된다. 이렇게 탐색을 하다 관심있는 상품을 발견하고 클릭한다. 사용자는 상품에 대해서 살펴본다. 썸네일을 여러개 살펴보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후기는 어떤지, 사이즈는 어떤지 등등 내가 찾던 상품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한다.
여기서 고객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 상품이 마음에 들었거나, 마음에 들지않아 다른 상품을 보고 싶거나. 상품이 마음에 든다면, 좋아요를 누르거나 장바구니에 담아두거나 혹은 바로 구매하기로 이어지는 등 상품에 대해 특별한 액션을 취할 것이다. 그러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 이전 탐색 경로에서 다시 탐색을 하거나 다른 상품을 클릭해서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구매여정을 생각해본다면, 상품상세 페이지의 역할은 크게 2가지가 될 것이다.
(1) 상품이 고객 마음에 들 수 있게 구매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잘 제공해준다.
(2) 보고 있는 상품 외에 다른 상품을 탐색하고자 하는 고객에게는 적절한 상품을 제안해준다.
이러한 상품상세의 역할을 생각했을 때, 상품상세 페이지는 어떤 지표를 보아야 제 역할을 잘 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1) 구매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잘 제공해준다.
구매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인지한 고객들은 상품이 마음에 들었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표현할 것이다. 상품을 '좋아요' 한다거나, '장바구니'에 담는다거나, 바로 '구매하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는 지표는 아래와 같다.
상품상세 페이지를 조회한 사용자 대비
① 상품을 '좋아요'한 사용자 수
②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사용자 수
③ 상품을 '구매'한 사용자 수
(2) 적절한 다른 상품을 제안해준다.
고객이 지금 보는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수도 있다. 우리는 이 상황에서 고객이 길을 잃지 않고 다른 상품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고객이 좋아할만한 상품들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상품상세에서 다른 상품을 클릭한 비율이 될 것이다.
상품상세 페이지를 조회한 사용자 대비
① 추천 상품 등 다른 상품을 클릭한 사용자 수
구매에 필요한 정보들에는 우선 무엇이 있을까?
상품을 보고 있는 고객은 내가 찾던 상품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1)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직접 볼 수 없어 갖게 되는 의심들을 해소시켜줄 신뢰성을 주는 (2)구매로 전환될 수 있는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플랫폼 혹은 브랜드에서 (3)비즈니스적으로 어필하고 싶은 정보가 있을 것이다.
(1)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가격, 색상, 소재, 배송관련 정보, 브랜드, 사이즈 등 지표와 무관하게 꼭 노출 해야 하는 정보들이 있다. 없는 경우 법적 책임을 질수도 있으며, 상당한 사용자들의 voc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사실 크게 차별화하기 어렵지만, 이런 상품에 대한 필수 정보들은 제조 기반의 대기업 회사들에서 잘 정비하고 보여주고 있었다. 몇가지 정보에 대해서만 한번 정리해보았다.
① 사이즈
사이즈에 대한 정보는 SSF에서 잘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도식화 위에 사이즈를 얹어주는 부분이나 브랜드별 사이즈표가 노출되는 부분들이 사용자들이 본인의 사이즈를 찾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② 배송관련 정보
배송비가 얼마나 드는지, 내가 언제 받을 수 있는지도 꼭 필요한 정보이다.
단, 이런 배송에 대해 비즈니스적으로 어필하기도 하며 "배송서비스"를 브랜딩하여 제공하는 플랫폼들도 생겨나도 있다. 무료배송 정책을 고수하는 무신사에서는 배송비가 무료라는 점을 곳곳에 어필하고 있으며, 'PLUS배송'이라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상품은 "내일" 받아볼 수 있다는 부분을 어필하고 있기도 한다.
(2) 구매에 도움이 되는 정보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고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어필하여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상품에 대해 의심을 가진 고객에게는 다른 고객이 상품을 사용한 후기나 착용 사진을 제공하여 구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① 쿠폰&할인정보
29CM에서는 기본 가격 외에 내가 구매가능한 가격이 노출되는 부분이 좋았다. 전체 고객에게 보여지는 가격은 기본적인 정보이지만, 내가 구매가능한 가격은 구매에도 도움이 되는 정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내가 적용할 수 있는 쿠폰, 마일리지 등을 종합해서 할인된 가격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격으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② 후기
에이블리처럼 후기 이미지를 모아볼 수 있는 영역을 상품상세 하단에 노출하는 것도 사용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무신사처럼 사용자들의 후기를 모아 사이즈 추천 정보로 활용하는 것도 유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③ 코디
후기가 없는 경우나 후기 이미지로는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사용자들이 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은 코디 영역이다. 최근에는 유저들에게 코디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활용하는 구조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내가 운영했던 상품상세에서는 코디가 있는 경우가 많았고, A/B test로 실험을 진행했을 때, 코디 영역은 구매전환율에 도움이 되는 영역이라는 부분도 확인한 바 있다.
(3) 비즈니스적으로 어필하고 싶은 정보
사실 3번째 정보의 경우에는 상품을 보는 유저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지 않은 정보일 수 있다. 다만 비즈니스적으로 드라이브하고 싶다면 상품상세에 정보를 추가하기도 한다. 이 정보들은 많을수록 사용자가 광고로 인식하여 반감을 가질수도 있고, 피로도도 높아질 수 있으니 적절히 제안해야 한다.
또한 사업적인 의도로 사용자에게 노출하는 정보들은 보고 있는 상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 흐름상 하단으로 배치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듯 하다. 무신사의 상품상세가 유독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보의 양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광고성 정보와 필수적인 정보들이 일관성 없이 섞여 있어서도 그런 듯 하다.
상품을 둘러보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다른 상품으로 안내하여 탐색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해야한다. 그렇다면 다른 상품은 어떤 방법으로 제안할 수 있을까? 특히 플랫폼 같은 경우에는 동일 브랜드의 상품도 노출해주면서, 다른 브랜드에도 노출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패션 커머스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상품 추천 소재는 '다른 컬러를 제안하는 방법', '보고 있는 상품과 유사한 상품들', '같은 브랜드 상품들 (패션상품의 경우 동일 브랜드를 보며 탐색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카테고리의 상품들', '다른 고객이 함께 조회한 상품', '코디하기 좋은 상품들' 등이 있었다.
각 플랫폼에서는 어떻게 상품을 추천하고 있는지 아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마켓컬리(홈화면)]
추천 영역에 대한 소재를 찾고 있다면 마켓컬리의 홈 화면을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수동 운영 구좌로 생각되는 영역, 사용자 개인에 맞춰서 노출되는 추천 영역, 랭킹 등 자동으로 노출되는 영역 등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지그재그]
지그재그도 많은 수의 쇼핑몰들이 입점해 있다보니 상품상세에서 추천영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중간에 비슷한 상품들을 추천하는 구좌를 노출하고, 하단에 코디 상품, 다른 고객이 함께 조회한 상품, 같은 카테고리의 BEST상품, 스토어의 인기 상품들도 노출되고 있었다. 지그재그는 독특하게 '좋아요'나 '구매하기'를 눌렀을 때 바텀시트로 한차례 더 추천 상품을 띄워주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으나 바텀 시트에도 동일한 추천 상품이 노출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글을 쓰면서 다시 보는데 다른 추천 영역 나오도록 개선한 듯 하다)
참고로 내가 다니는 플랫폼에서도 바텀시트를 활용해서 추천 영역을 노출해보는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으나 방해된다는 VOC가 많이 인입되었다고 한다. 사용자의 구매 여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추천영역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29CM]
29CM에서는 랭킹을 실시간, 일간, 주간, 월간으로 나누어 탭 형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시간, 일간, 주간 기준으로 상품이 다이나믹하게 바뀌지는 않아서 다른 소재를 탭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ZARA]
자라 같은 경우는 독특하게 함께 코디할 수 있는 상품들을 리스트로 노출하고 있었다. 자라 같은 경우에는 단일 브랜드 플랫폼이다보니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추천 상품 소재에 대한 효율은 플랫폼마다, 카테고리마다도 다를 것 같아 각 플랫폼에서는 어떤 추천 영역을 보여주고 있는지 정도로만 분석하고자 한다. 다만 추천 영역이 다이나믹 할수록 CTR이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상품 추천 영역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도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 다 훑어본 후 제안되어야한다고 생각해서 최단에 두거나, 최소한 상품 정보에 대해서는 보여주고 난 뒤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상품에 대한 전환율을 높이고 싶다면 탭으로 상품을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든다.
그 외 상품상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부분, 주워들은 이야기들도 기록으로 남겨둔다.
1) 브랜드
패션상품에서는 상품에서 브랜드 페이지로의 탐색도 많이 이루어진다. 브랜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좋은데, 최상단은 스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중간에 넣는 것이 좋다.
2) 코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코디 콘텐츠는 구매전환율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을 A/B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다.
3) 후기
후기는 정말 중요하다. 지표로 분석하였을 때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이었다. 또 구매전환율에도 도움이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양질의 후기를 쌓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4) 사이즈
사이즈에 대한 VOC가 많이 들어온다. 실측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꼭 옷의 사이즈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치들을 더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상품 상세의 추천 영역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지만, 커머스는 상품을 판매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표도 상품 전환율 보다는 구매전환율, 좋아요 비율 등을 더 중요한 지표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추천 영역은 사용자의 구매 여정에 절대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