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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vator Mar 21. 2022

움직이지 않는 직원들

'변화'의 외침 속 가려져 있는 실상.

예전 회사에서 erp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전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자 새롭게 채용된 직원이 기운 빠진 표정으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효율적으로 하자고 하는 일인데 효율화된 기준에 맞추기보단 자기네들이 지금껏 해오던 과정을 모두 자동화시키려고만 하고 있네요… 그게 비효율적이니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일하는 체계를 좀 바꿔보자고 하는 건데..”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한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익숙해지면 편해진다
 

번거롭고 비효율적인 방법이어도 몸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신체는 놀랍게도 그 과정에 적응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과정의 반복을 통해 학습이 일어나고 이젠 익숙함속에 편함을 얻게 된다.

'불편함'이 '편함'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단단하게 굳어지면 분명, 변화를 통해 더 좋아질 수 있고,  나에게 이득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해도 아무도 움직이고 싶지 않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까지도 한다.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까지 일을 해오면서 만나왔던 기업의 실무자들, 그리고  ceo들의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면 위와 같은 사례로  학습된 많은 구성원들로 인해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무엇이 그토록 그들을 움직이지 못하게끔 꽁꽁 묶어두고 있었을까?

해오던 방식을 고집하는 행동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중 한 가지는  조직 내부에 행동방식의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요인 중 대표이사도 하나의 요인에 속하게 된다.


무슨 이야기 일까?

 대표 이사야 말로 조직을 변화시키고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할 텐데.. 대표이사가 변화 자체를 거부한다고 하니..

변화의 주체이자 변화를 강조하고 이야기 하지만 대표이사 역시 사람이다.

대표이사도 지금까지 자신이 해오던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자수성가로 큰 성공을 한 오너라면 변화 자체가 자신의 성공에 대한 부정이라는 생각에 큰 변화를 감수해 내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존재한다.

누군가가 내가 쌓아온 업적에 이렇다 저렇다 하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을 기분 좋게 듣고만 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변화를 외치지만 대표이사가 편하고 익숙한 틀 안에서의 변화를 하고자 하니 많은 변화의 시도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을 구성원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좀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조직은 이제 눈치를 보며 일하게 된다. 결국 대표이사가 좋아하는, 대표이사가 편해질 수 있는 방안으로만 방향을 맞춰 일하기 시작한다. 불편함이라는 대상은 이제 대표이사에게만 집중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의 수많은 불편함 들은 외면되기 시작하며, 어찌 되었든 한 사람만의 편함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집중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그들이 그 불편함에 익숙해지려고 했을까? 모두가 편해지고 싶어 이야기했지만 분명한 것은 그 불편함을 편함으로 인식하는 한 사람 때문에 지금의 모습으로 굳어져 있을 확률이 클 것이다.


물론 의식이 깨어있고 마땅히 익숙함을 깨고자 하는 훌륭한 리더들도 많이 존재한다.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고 함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인내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기업들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입을 다물고 그저 한 사람만의 편함을 위해 일하는 기업은 한 사람만의 마음이 가장 힘들고 지칠 것이며, 한 사람만 무척이나 애를 쓰며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조직이란 무엇인가?
각자 서로의 장점들이 얽혀 이것을 성과로 만들어내며
새로운 도전들을 해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편하고자 하는 방향으로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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