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이라는 착시

Part 4. 솔직함을 가로막는 3가지 착시(마지막 장애물 걷어내기)

by Motivator

이전 Part 3에서 '솔직함'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천해야 하는지(리더, 구성원, 조직)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알고 현장으로 돌아가도, 우리의 솔직함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그것은 '악의'가 아니라, 오히려 '선의'와 '미덕'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조직 내에 뿌리 깊게 박혀 '좋은 문화'로 위장하고 있는, 솔직함의 가장 큰 적들을 하나씩 폭로하려 한다.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 왜 최악의 불공정인가?

매년 연말, 수많은 리더가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최악의 불공정'을 저지른다.

아마 모든 리더라면 아래와 같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올해도 A 팀장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팀에는 세 종류의 직원이 있다.

압도적인 성과를 낸 '에이스' 박 과장, 묵묵히 제 몫을 하는 '중간'이 대리, 그리고 성과가 아쉬운 '막내' 최 사원. A 팀장은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


'박 과장에게 S를 주면, 이 대리와 최 사원이 불만을 갖겠지?'
'그렇다고 최 사원에게 C를 주면, 애써 유지하던 사기가 완전히 꺾일 거야.'


고민 끝에 A 팀장은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한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괜히 팀 분위기 망칠 필요 있나."


그는 리더의 '배려'라는 명목하에, 박 과장에게 A, 이 대리에게 B+, 그리고 최 사원에게 B를 준다. 등급을 거의 비슷하게 '평준화'시킨 것이다. 그는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공정한' 결정을 내렸다고 스스로 안도한다.

하지만 그가 저지른 '공정'은 조직을 어떻게 파괴시켰을까?


'에이스' 박 과장 (A)
"내 모든 야근과 성과가 고작 A라고? B+와 별 차이도 없네." 그는 Part 3에서 말한 '솔직함의 가성비'를 즉각 계산한다. '이 조직은 나의 탁월한 기여를 인정할 능력이 없다.' 그는 조용히 이력서를 업데이트한다.


'중간'이 대리 (B+)
"어차피 열심히 해도, 안 해도 B구나." 그는 '적당히' 일하는 법을 배운다. 조직의 허리는 그렇게 냉소적으로 변해간다.


'막내' 최 사원 (B)
"나 B 받았네? 중간은 했구나." 그는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직시하고 개선할 수 있었던, 어쩌면 가장 중요했을 '솔직한 피드백'을 리더의 배려라는 이름으로 놓쳐버린 것이다.


리더는 단기적인 '갈등'을 피하는 대신, 조직의 '미래(에이스의 이탈, 중간의 냉소, 막내의 성장 정체)'를 팔아버렸다. 이것이 바로 '똑같이 나눠주는 것'의 비극이며, '공정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장 위험한 착각이다.


'동일대우'는 '공정'이 아니다.

A팀장은 '공정성(Equity/Fairness)'을 '동일대우(Equality)'와 혼동했다.

동일대우(Equality): 모두에게 똑같은 자원을 나눠주는 것이다.

공정성(Equity): 사람들의 기여와 상황에 맞게 자원을 '다르게' 배분하여 '공정한' 결과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많은 리더가 '다르게' 주는 것을 '불공정'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조직의 본질은 '동일대우'가 아니라, 성과에 따른 '차등대우'이다.

문제는 '차등' 그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차등이 '설명 가능'하냐이다.


솔직함이 '설명 가능한 차등'을 만든다.


"왜 저 사람은 S이고, 나는 B입니까?"

이 질문에 리더가 답할 수 없다면, 그 '차등'은 '폭력'이 된다. 하지만 리더가 명확히 답할 수 있다면, 그 '차등'은 '시스템'이 된다.

그리고 이 '설명 가능성'을 만드는 유일한 도구가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솔직하고 투명한 피드백'이다. 평가결과만을 두고 이야기했을 때 납득이 가는 평가결과가 있겠는가? 결국 얼마나 자주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진정성을 갖고 이야기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에이스' 박 과장에게 S를 주는 것은, 1년 내내 그의 성과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왔기 때문에 '설명'이 가능하다.

'막내' 최 사원에게 C를 주는 것은, 1년 내내 그의 부족한 점에 대해 솔직하게 '피드백'하고 '개선 계획'을 함께 논의해 왔기 때문에 '설명'이 가능하다.


결국 "똑같이 나눠주는" 리더는 공정한 리더가 아니라, 1년 내내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용기'가 없었던 리더, 그래서 연말에 '설명'할 근거가 아무것도 없는 리더일 뿐이다.

그의 '공정'은 사실 '갈등 회피'이자 '직무유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Part 3에서 논의한 '솔직함의 가성비'는 바로 여기서 완성된다. 구성원이 아무리 솔직하게 기여하고 리더가 '보상(칭찬, 권한, 기회)'을 해도, 연말 평가와 보상이라는 '최종 시스템'이 '똑같이 나눠주는' 식으로 배신한다면, 솔직함의 가성비는 0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공정성은 '솔직한 피드백'이라는 엔진을 통해 작동하는
'설명 가능한 차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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