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 중 가장 아쉬운 것은?

인터뷰 캠프 10일 차

by 해리안

내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 중 가장 아쉬운 것을 찾아보려 여러 방향으로 기억을 더듬어 갔다. 미국 출장에서 큰 맘먹고 샀던 만년필, 와이프가 생일 선물로 사준 지갑, 최근 희퇴로 회사를 떠난 동료들, 한 때는 반짝반짝 빛났던 내 회사, 육아 전선 최전방을 지키느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내게 안겨오던 우리 아이들, 예전 같지 않은 연구에 대한 열정,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고 싶었던 학습 의지.


아끼는 물건은 다시 사면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었고, 멀어진 사람들이라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나 자신의 잃어버린 모습은 다시 찾기 어렵다. 작년까지만 하여도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글 쓰고, 영어공부하는 미라클 모닝을 했었다. 재작년까지만 하여도 회사에서 새로운 분야로 옮겨서 커리어를 관리하고 싶었다. 4년 전만 하여도 아예 다른 분야로의 전직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었다. 그에 반하여 요즘의 나는 안정된 괘도를 찾아 끝없이 수렴하려 하고 있다. 출퇴근이 너무도 편한 직장에 있다 보니, 조금도 멀리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손에 익은 일을 확보하고 있다 보니, 새롭지만 낯선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일을 추진할 때도 내가 믿는 신념대로 밀고 나가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그 안에서 최적을 찾으려 한다. 생활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돈을 벌고 있으니, 굳이 더 높은 연봉을 향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특별함 보다는 무던함을 택하였고, 자신감보다는 겸손함을 우선시하고 있다. 5년 전에 옮겨온 지금 조직이 너무 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안에서 제일 장년층으로 있다 보니 자연스레 생겨버린 보수적 성향인 것 같다. 이 고루한 내 모습이 변화가 필요한 지금 시점에서는 많은 것을 막아서고 있다. 다소 건방졌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강했고, 주관이 뚜렷했던 젊은 시절의 내가 조금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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