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리안 Jan 19. 2021

회사에서 성취감을 이야기 하다니!

그러니 당신이 꼰대인 겁니다.

회사에서 난 기가 좀 센 편이다. 할 말은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팀장하고 의견이 안 맞을 때는 일단 서로 의견 차이를 확인하고 견해를 좁혀 나간다. 말을 많이 하니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맡는 일은 별로 없다. 다만 이런 스타일은 회사에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부류여서 매우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우리 팀원 들은 정말 조용한 편이다. 회의 시간에도 아이패드에 코를 박고 받아 쓰기만 할 뿐, 자기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회의 시간에 그런 적막감이 싫다. 나 혼자 의견을 내고 떠드는 것 같아 의견 제시를 유도해보지만 쉽지 않다. 복잡한 문제이다. 리더십의 문제일 수도 있고, 조직 문화의 문제일 수도 있고, 개개인의 성품이나 대화법 문제일 수도 있겠다.


어제는 회의를 하는데, 그동안 진행해 왔던 분석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료 구조는 파악이 되었는데, 제품의 성능이 개선된 기작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우리 프로젝트에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인데 개선 원인을 알지 못한다고 하니 답답했다. 그동안 계속 미뤄웠던 신규 분석법을 이용해 조금 더 진행해 보자고 했다. 다들 코를 박아 받아 적기만 했다. 순간 궁금해져서, 모두들 쓰기만 한다는 건, 동의한다는 뜻이냐고 다소 유머러스하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제야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들.. "부장님, 어떻게 모든 걸 알고 싶으세요..", "우리 적당히 좀 하고 넘어가요.."

큰 교훈 두 가지를 얻었다. 어떤 진지한 상황에서도 유머는 빛을 발한다는 점과, 그들은 역시 정말,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는 점


사실 어제 팀원 한 명이 면담을 하자고 했다. 역시 이런 경우는 100%이다. 퇴직 면담.

몸이 좀 안 좋은 친구였는데, 휴직을 권했으나,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면서 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의아했던 것은 이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해외에서 Post Doc.도 한 친구라는 점이다. 이 분야에서 회사 들어오기까지 십 년은 공부를 해서 쌓은 커리어인데, 단 2년 만에 퇴직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유는, 역시나 재미가 없어서이다.

계속 질문은 원점이다. 재미란 무엇이지? 왜 내가 느끼는 동기의식, 재미, 성취감등을 이 친구들에게는 전해주지 못할까?


사진출처 http://www.cas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68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정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