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라도 마시지 않으면 몸 안에 가시가 돋는다. 갈수록 진하고 쓴맛의 커피를 선호한다. 뭔가 진하고 쓴 커피를 마실수록 몸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체내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지방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달달한 몽상에 빠져 허우적대며 휘청거리는 정신이 바로 서는 느낌이다.
커피를 마시기 전 나는 무엇으로 나를 지탱하며 살았었나?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나는 무엇으로 나를 지탱하며 살아갈까?
온전한 스스로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건 인정하기 싫으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인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