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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혁 Apr 30. 2020

여유는 휴식이 아니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서

생각을 해보니 일분일초가 바쁜 사람들에게 위로를 해준답시고 대책 없는 위로인 “여유를 가지세요.”라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오히려 “너는 여유도 갖고 편해서 좋겠다.”라는 반감의 감정만 들게 할 수도 있으니까.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도 전달하려는 의도와 받아들이는 마음은 언제든 다를 수 있기에 온전히 마음을 전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쉬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 거며, 여유를 갖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들은 그 어긋난 지점에서 문제와 잘못을 찾지 못하고 얽히고설킨 오해의 늪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답이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해답이지 상대의 정답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자신의 해답이 절대의 정답은 아닌데도 상대를 위한 지나친 마음의 표출은 되려 관계만 서먹해진다. 그러나 떨어지는 폭포수도 졸졸 흐르듯이 복잡다단한 관계 속에서도 위로와 여유는 찾아온다. 고난만 있는 삶이 아니기에 모든 시간 안에는 평온의 싹도 움츠리고 있다. 그리고 찾아온 여유는 터질 것 같던 심장을 잠재우며 수많은 생각이 필요한 관계들을 한순간에 정리해 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비치던 각양각색의 모습이 마치 다른 사람인 것 마냥 스며든 여유는 원점의 나로 데려다준다. 


정신없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여유를 잘 갖는 사람,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유난히 여유로운 사람이 있다. 단순히 직위가 높거나 경제적으로 넉넉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늘 밝은 낯빛에 기쁨이 한껏 충전된 미소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나눠준다. 누군가 궁금해서 물어보면 뻔한 대답을 한다. “안 좋게 생각할게 뭐 있나요. 좋은 마음가짐이죠.”라고. 누구나 생각은 늘 긍정적으로 갖고 웃으려 하지만 삶이란 게 그렇지 않다고 수많은 핑계를 내놓는다. 그러면서 대부분은 놓치며 잊고 살아간다. 참고 참는다고 웃을 날이 찾아오진 않는다. 매 순간의 틈바구니 속에 흩어져 있는 작은 기쁨을 즐겨야 한다. 여유로운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서 자신만의 기쁨을 찾기에 여유로워 보인다. 그것은 단지 쉬어가고자 하는 쉼표 이상의 큰 의미이다. 온전히 내 뜻대로의 삶과 세상이 아니기에 자신만큼은 뜻대로의 기쁨을 가득 머금어야 삶이 고달프지가 않다는 당연한 이치를 항상 잊고 살아간다.

여유는 남는 시간에 갖는 휴식이 아니다. 삶 곳곳에 최대한 많이 분포돼있어야 할 자신의 본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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