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자기소개서(1) 경험중심으로 기술
왤케 손이 느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핀테크 서비스 토스(TOSS)의 기사를 읽는데 토스 사무실 벽에 위 문구가 쓰여 있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추가하고, 시장과의 핏(fit)을 맞춰가면서 터득한 교훈인 것 같다. 저 문장을 보면서 시간 내에 일을 끝내거나 빨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던 예전 일이 생각났다.
그 시절 내 사수에게 손이 느리다는 지적을 너무 많이 받았다. 일을 주면서 항상 ‘빨리빨리’ 외쳤는데 항상 제 시간에 줄 수가 없었다. 일이 손에 익지 않아 그렇기도 하겠지만 문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한 결과물의 수준이었다. 고양이를 그려오라면 호랑이를 그려가고 싶었던 것 같다. 급기야 내 사수의 불만이 넘치고 넘쳐 팀장님과 면담을 했다.
“리셋증후군씨, 업무가 느리다고 하는데 왜 그래요? 내가 알기론 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팀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네”
“저는 기획서에 분석한 내용도 넣고, 인사이트도 담고 싶은데 너무 내용이 단순해요. 컨설팅을 지향한다면서 이렇게 보내면 부끄러운 것 같아서 좀 더 해보려고 하다나 늦어지네요”
“우리 일이 시간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수준은 내가 컨트롤 할 테니 시간을 맞춰봐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이야 시간에 맞춰 업무수준을 정할 수도 있고, 되도록이면 상대방이 예상한 것 보다 일을 빨리 하려고 하는 터라 이런 일은 없지만, 그 당시에는 꽤 스트레스가 많았다. 혹시나 회사에서 업무 중에 시간과 퀄리티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웬만하면 시간을 택하는 것이 경험상 유리한 것 같다.
그렇게 혼나던 아이가 이제는 가끔씩 ‘벌써 했어요?’ 소리를 듣고 있으니 크긴 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