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

제4장 자기소개서(2) 업무중심으로 기술

by 리셋증후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

PR활동의 가치를 정량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피터 드러커의 후예들이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라며 정말 여러 가지 방법으로 PR활동을 정량화하고 측정하여 평가해왔다. 앞서 얘기한 클라이언트는 언론사마다 정해놓은 신문 지면 1단 1칼럼 광고 단가를 기준으로 기준 단가를 만들고 기사의 가로세로 길이를 재서 비용을 지급했다.


언론홍보 활동은 광고비를 기준으로 많이 평가해왔는데, 방법론은 이해는 가나 옳다거나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데이비드 오길비가 ‘어느 광고인의 고백’에서 기사는 광고보다 6배 정도 더 읽힌다고 했다고 기사 크기에 해당하는 광고비에 6배를 곱하는 방식도 있다. 생각해보라, 광고물과 기사는 맥락이 다른 컨텐츠다. 오길비는 미국 사람이고 이 책은 1962년도에 집필하여 1963년도 출간한 책이다. 이게 지금 적용하기에 적절한 방식인가?


한 회사에서는 요즘 누가 종이 신문 보냐면서 언론사별 홈페이지 페이지뷰 순위를 내서 50개 단위로 티어(tier)를 구분하고, 티어별로 배너광고 비용을 적용한 가중치 등을 부여해 평가하기도 했다. 또 자사와 경쟁사의 기사 수를 모두 더해 SOV(Share Of Voice) 방식으로 상대 평가를 시도했다. 기사는 언론사 홈페이지가 아니라 네이버에서 다들 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SOV를 늘리고 싶으면 보도자료를 많이 내면 된다.


아, 보도자료 건당 게재 건 수를 경쟁사와 비교해서 언론사와의 관계 구축이 미흡하다는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어느 회사나 우호 언론사와 그렇지 않은 언론사가 있게 마련이다. 또 경쟁사에 비해 홍보 예산이 부족하거나 인력이 부족하면 달라질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그저 퍼블리시티(Publicity) 활동에 대한 평가일 뿐이지 않은가. 홍보담당자들이 업무상 알게 되거나 파악한 정보들도 경영활동에 도움을 주고, 언론사와의 네트워크도 위기 관리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것들은 어떻게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단순히 관리만하고자 한다면 주1회 동향 리포트 작성하라고 시키면 된다. 기자미팅도 한 달에 목표치를 정해놓고 기계적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제대로 PR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밖에도 주요 메시지를 작성하는데 있어 의견을 제시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업무나, 조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내부 구성원들과 관계를 맺고 이슈를 발굴하고 정보를 얻고, 또 회사의 특정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과정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란 쉽지가 않다.


각 조직마다 홍보에 대한 개념이 다르고 활용하여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다르겠지만, 정확히 홍보를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평가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홍보조직은 최고의사결정자 직속 조직일 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컨텐츠를 생산하는 조직보다는 비서실 같은 조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홍보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든 어떤 업무든 KPI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6개월이 멀다 하고 경영환경이 변하는데 1년의 목표를 그려놓고 KPI를 맞추는 방식의 관리가 적합할 리가 없다. 요즘 유행하는 OKR을 좋은 대안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경험해보지 않아 의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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