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협찬요청을 피하는 법

제4장 자기소개서(2) 업무중심으로 기술

by 리셋증후군

협찬요청을 피하는 법

없다. 없다고!


앞선 글에서 면접 때 ‘협찬 안 하는 법’에 대해서 질문을 받아봤다고 했다. 본인은 기자 출신이면서 홍보인으로 변신하더니 그렇게 협찬 요청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래, 다들 그때 그때 입장에 맞게 살더라.


역시 앞서 말했든 홍보팀이 존재하고 홍보담당자이기 때문에 언론사의 협찬 요청을 받는다. 아주 오래 전에 한 팀장님은 언론사 협찬 담당을 되도록 만나지 않는 방식으로 협찬 요청을 피해왔다. 협찬 담당자의 요청을 이메일이나 팩스로 받더라도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회피했다. 처음에 나도 그런 방법을 따라 했다. 계속 피하면 결국 편집국이나 출입기자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럼 그때는 협찬을 진행한다. 사실 많은 홍보 담당자들이 이런 방법을 쓴다. 이것이 기자에게 빚지게 만들어 나중에 특정 이슈가 터졌을 때 우리 편을 들어준다는 생각이다.


다들 경험해보셔서 아시겠지만, 그게 꼭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만나는 기자는 출입기자와 팀장 기자, 데스크까지 여러 명이다. 다들 입장도 달라 협찬 한번으로 모두에게 환심을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언론사가 너무 많아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기자는 기사를 쓴다. 중요한 이슈가 터지면 과거 협찬 여부와 관계없이 기사를 쓴다. 돈을 대가로 기사를 쓰지 않길 바라는 것도 제대로 된 PR담당자의 자세는 아니다. 그런 자세가 홍보환경과 언론을 병들게 한다.


한 동안 언론사 협찬 담당자를 고의적으로 만나지 않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 방법을 바꿨다. 모든 미팅을 다 하고 회사 내부 상황을 적극 알렸다. 마찬가지로 언론사의 협찬 배경이나 이유 등도 상세히 파악했다. 그리고 담당자와 방법을 함께 찾았다. 서로 입장이 부딪힐 때면 안팎으로 곤란해졌지만 그래도 노력했다.


항상 좋은 결과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좋은 결과라는 것이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히 변했다. 언론사의 협찬 담당자들과 관계가 쌓이면서 그들이 언론사 내부에서 우리의 입장을 이해시켜주기 시작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 기사나 나면 미리 가판을 보고 내게 문자 해줬다. 덕분에 주요 기사에 대한 모니터링도 조금 수월해졌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에서는 1년 4개월간 언론 협찬을 하지 못했다. PR을 해야 한다면서 PR업무 명목으로 수립된 예산은 없었다. 위에서 지시한 수상 협찬 몇 건을 했고, 다른 팀을 통해 진행된 업계지 협찬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협찬 요청은 수 없이 받았다. 그때마다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이 업계에서 홍보에 대한 이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양해를 부탁했다. 그리고 ‘죄송하다’ 읍소했다. 다행히 다들 이해해주셨다. 광고비 대비 100분의 1만 홍보예산으로 잡혀 있었어도 좀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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