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마을도서관 '햇빛따라'의 짱구(김주영) 선생님
모야에서는 작은손들을 만나는 작업실의 운영자들을 '오른손'이라 부릅니다. 오른손들은 어린이들의 좋은 동료이자, 작업실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숨은 주역입니다. 그래서 오른손이 어떤 분인지에 따라 모야의 색깔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모야 브런치 매거진에서는, 작은손을 만나는 애정과 철학을 가지고 모야를 생기있게 만들어가고 계시는 세 분의 오른손 인터뷰를 차례로 발행합니다.
그 두번째 주인공은 대구 마을도서관 햇빛따라에서 모야 운영자로 계시는 김주영 선생님입니다. 짱구라는 별명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계시지요. 햇빛따라 도서관에 갔을 때 잘 정돈된 공간과 더불어, 아이들의 작업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도하고 계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햇빛따라 도서관 라이브 보러가기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들의 생각이 만나고 사고가 확장되는 공간으로 모야를 보고 계신 짱구 선생님의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Q. 짱구, 안녕하세요! 모야의 오른손으로 너무나 즐겁게 활동하고 계신 것 같아요. 어떻게 오른손으로 합류하게 되셨나요?
햇빛따라 도서관이 10주년이 된 작년, 모야 작업실이 시작되었고 관장님께서 활동을 권해주셔서 하게 되었어요. 원래 저희는 다른 동네에 살다가 5년 전 시댁이 있는 이 주변으로 이사를 왔어요.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곳인데 아이들 학교도 멀고 주변 세대가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 세대뿐이더라고요. 당시 7살이던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줄 만한 공간이 없었죠. 그러다가 마을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고, 길찾기 해서 와본 곳이 햇빛따라 도서관이었어요. 당시엔 아이가 어리니 가능한 활동이 많지 않았지만 언니오빠들이 있으니 조금씩 가게 되었어요. 그렇게 관심이 가니까 자주 가게 되고, 관장님이랑 이야기도 하게 되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 하게 되면서 제게 제안을 해주셨어요.
Q. 원래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퍼포먼스 미술 수업을 해왔습니다. 일반 미술 수업과 달리 액티비티가 가미된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공에다가 물감을 묻혀서 던져본다거나 하는 식이죠. 모야를 맡게 되면서 도서관에서도 프로그램을 일부 진행하고 있어요. 학원에서는 보통 2시간은 미술수업하고 이어서 퍼포먼스 수업을 하는데 학원은 강제성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결과물을 요구하고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하니까요.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끌고가려면 어쩔 수가 없지요. 그런게 답답하고 안쓰러워요. 엄마들이 대회에 나가는 것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끌고 가야 하니 아이들에게도 미안했어요. 모야에서는 그런 게 없거든요.
저는 반대로 모야할 때는 자극을 많이
안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모야에서는 자유롭게 하되 위험한 것만
주의를 주면 되거든요.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면 '이걸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슬쩍슬쩍 흘려주는 정도에요. 그러면 주워듣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작업할 때가 편하죠. 모야에도 오고, 학원에서도 저에게 배우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귀띔을 해줬어요. 학원에서 못하는 것 모야에서 풀자고. 그 친구가 "정말 제 마음대로 해도 돼요?"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10개 만들고 싶으면 10개 만들고, 하다가 안하고 싶으면 책 봐도 된다고 했지요.
Q.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진행도 하신다고 하셨는데, 모야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지금 저희 도서관에서는 요리, 미술, 공예, 놀이, 과학실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중 제가 진행하는 건 미술과 퍼포먼스 겸해서 하는 유치 대상 수업과 초등 미술 수업인데요, 우선 프로그램을 할 때는 같은 결과물을 나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모두가 같은 재료를 쓰도록 해요. 모야는 그런게 없죠. 책을 연계해서도 작업을 할 수 있고 도구나 재료 전부 다르게 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프로그램에서는 선생님이 어느 정도 밑작업을 해서 가져 간다면, 모야에서는 아이들이 시작부터 자유롭게 상상하고, 또 모방도 하고요. 만약 모야에서 굳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면, 목공수업이나 전자 수업처럼 도구와 재료 활용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합니다. 이번 방학 때는 저희 화장실에 대형 휴지걸이에서 나오는 길고 단단한 휴지심들이 많은데 그걸 활용한 만들기를 해보려고 해요. 다른 하나는 종이 용기를 활용해 건축을 해보는 것도 계획중이고요. 모야에서 특정 워크숍을 한다면 어떤 재료를 주고 그걸로 무엇 만들지 자유롭게 시도 해보는 것, 쉽게 접하지 못하는 재료를 한번 사용해보는 것,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보는 것 등이 취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Q. 모야 오른손, 나만의 노하우 (혹은 철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모야에서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다치지 않고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요. 모르는 부분은 서로서로 보고 따라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저는 모방하는 것도 좋은 것이라 생각해요. 무언가 작업거리를 찾지 못하는 작은손이 있다면 다른 친구가 만든 것 재밌는데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하기도 해요.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처음부터 개입을 하지 않는 부분이에요. 다른 분들도 많이 말씀해주시지만, 작은손에게 먼저 탐색할 기회를 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앉아서 생각해보는 것도 늦지 않다고 말해줘요. 저도 한 숨 돌리면서 지켜보는 거죠. 학원에서는 그 반대로 하다보니 오히려 여기서 편안해요.
Q. 모야에서 어린이들 작업을 볼 때 유의해서 살펴보시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첫번째는 안전이죠. 미술학원에서는 위험한 건 선생님이 다 해줘요. 커터칼도 못쓰게 하고 글루건 사용도 꺼려하니까요. 그런데 모야에서는 직접 하니까 제가 눈을 뗄 수가 없더라고요.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들기 하다가 답답해 하면서 진도를 못나가는 경우가 있으면 자세히 들어보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면 본인이 찾아내죠.
"어떤 게 문제야? 어디까지 했어?"
물어보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막힌 부분을 이야기해요.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 하다보면
"아,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요!"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내는 편이에요.
Q. 작업을 두고 대화를 하신다는 말씀이군요?
네, 맞아요. 어떤 이야기 속에서 만들고 있는지 자기가 말을 하다보면 막힌 지점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본인이 탐색을 더 해보겠다고 하거나, 이게 왜 안되는지 다른 자료를 좀 찾아보겠냐고 물어보면 패드에서 영상을 검색해서 확인해보겠다고 해요. 때로는 이걸 되게끔 어떤 재료로 대체할 수 있을까 훑어보라고 제안하기도 하고요. 재료를 탐색하는 친구들은 끝내 원하는 재료를 못찾기도 해요. 그럴 경우, 처음부터 알려주면 발전이 없는 것 같아서,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려주면 나도 똑같이 고민해보겠다'하고 3번 정도까지는 스스로 찾아보게 해요. 돌려보내고, 또 다시 돌려보내고 3번째 오면 같이 머리를 맞대보자 하지요. 끝내 방법을 못찾고 시간이 모자라서 다 못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제가 다음 시간에 그 친구에게 제안할 만한 자료를 찾아서 보여줘요. 그러면 '아, 맞아요!' 하고 지난 시간 것을 재진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개입을 덜 하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빠른 친구는 빠르게 캐치하기도 하지만 느린 친구는 중도하차하기도 하고, 다른 것 만들거라고 넘어가기도 하죠.
Q. 시간이 아무래도 걸리지요. 그리고 어린이들이 관심사가 빠르게 바뀌어 지난 작업을 연속적으로 하지 않기도 하겠고요. 그래도 최대치로 자기 작업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3번의 기회를 두신다는 부분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기다림이 가장 어려운 일 아닌가요?
모야에서는 제가 최대한 게을러지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다른 모야 오른손 분들 보니까 제가 너무 개입을 안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다른 모야 라이브 방송 보면서 좀 더 개입해야 하나 내적 갈등도 했습니다. (웃음)
Q. 모야에서 좀 더 일어났으면 하는 장면, 풍경 등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개개인이 혼자 만드는 것도 좋은데, 같이 만들면서 스케일이 큰 작업을 시도하거나 작아도 상관없으니 상호작용을 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해요. 서로 경쟁하듯 하기 보다는, 협동작업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서로 친해지는 계기도 되기도 하거든요. 구슬 롤러코스터 같은 경우는 다른 친구들이 따라하고 싶어해서 이 친구가 가르쳐주면서 해보게 유도해보려 했는데 그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혼자서는 언제든 만들 수 있는데, 한 작업 함께 해보기 위해 모여서 하는 게 참 의미있는 것 같아요.
저희 모야에 딱지팀이 있어요. '개구장이'라는 별명의 작은손을 시작으로 딱지 만들기가 전파가 되었죠. 개구장이가 딱지 만들 줄 모르던 '그림자', '규'라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게 된거에요. 규는 비록 7살이라 따라 하는 게 잘 안되었지만요, 그림자는 곧잘 따라서 하면서 매주 주말에 와서 다같이 딱지 접고 딱지에 새로운 작업을 덧대어서 해보고, 또 딱지 치면서 놀더라고요. 그렇게 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게임 룰도 만들고, 업그레이드도 하고, 딱지에 이름도 붙여주고요. 다른 것 안하고 딱지에 오롯이 집중을 하더라고요. 딱지가 부메랑 딱지가 되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까지냐면 딱지치는 소리가 너무 커서 책 읽으시는 분들에게 방해가 되어 탕비실까지 쫓겨났는데 거기서까지 엄청난 몰입을 보여줬어요. (웃음) 저희 동네 경우는 도서관을 중간으로 해서 학교들이 서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다같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모야에서 만나게 되면 좋겠네요.
Q. 모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어린이와의 만남이 있나요?
'그림자'의 경우는 변천사가 있어서 재미있어요. 책을 통해 공룡에 대해 큰 흥미를 가지면서 연구하듯 그림을 그리고 수집하고 설명을 써나가는 작업을 했어요. 나중에는 그 관심이 파충류로 이어지면서 확장되는 모습이 보였고요.
'원더'라는 친구는 그림자의 누나인데 다양하게 재료와 주제를 접근해서 작업을 하는 모습이 흥미로워요. 바느질, 인형, 몰랑이, 목공 등 재료를 굉장히 다양하게, 왠만하면 다 써본 친구에요. 보통 한 재료에 꽂히고 집중하는데 그 친구는 다양한 걸 두루두루 섭렵하는 모습을 보면 기억에 많이 남죠. 어떤 날은 어버이날 전에 엄마에게 주는 상, 아빠에게 주는 상도 만들고 부모님에게 줄 선물을 담은 나무 케이스도 만들더라고요. 카네이션 프린트가 도서관에 있었는데 그걸 이용해 아빠 넥타이도 만들기도 하고, 돌맞이 사촌동생에게 줄 선물을 준다면서 말랑한 인형도 만들고요. 또 작업할 때, 한 작업이 다른 작업으로 꼬리를 물면서 변형하고 넘나드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면 원더가 다음에 뭘 만들까 기대가 되고 궁금한 작은손이에요.
또, 세훈이라고 소위 도서관의 '요주의 인물'이에요. 동생들 괴롭힐 때도 종종 있고, 도서관 선생님들에게 이름이 자주 불리는 친구지요. 그런데 작업할 때는 엄청 세심하고 꼼꼼한 모습을 보여줘요. 클레이를 사용하면 다른 친구들과 달리 디테일을 전부 살려요. 이 친구가 캐릭터를 만들면 와이어 철사를 잘라서 손톱을 만들어준다거나 불빛 나오는 부분에서는 전구를 쓴다거나 작은 디테일을 표현하는 친구에요. 그래서 제가 보다보면 놀랄 때가 있어요.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섬세함이 돋보이는 친구에요.
Q. 모야에 1년 넘게 계셨는데 그 과정에서 배운 것, 얻은 것이 있으신가요?
제가 학원강사다보니 틀에 갇힌 걸 많이 해왔는데, 작은손과 같은 위치에서 소통하며 작업을 하게 된 게 큰 것 같아요. 제가 생각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보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됩니다. 이럴 때는 아이들이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구나 깨닫고 틀을 깨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새로운 작업을 엿보는 자체가 배움이고, 제가 아이들에게 주는 것보다 얻어가는 게 많아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보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됩니다.
이럴 때는 아이들이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구나
깨닫고 제 틀을 깨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새로운 작업을 엿보는
그 자체가 배움이고,
제가 아이들에게 주는 것보다
얻어가는 게 많아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Q. 모야에서 앞으로 해보고 싶으신 게 있으신가요?
다른 모야에서도 그러시겠지만, 저희는 작년 11월에 오픈하고 코로나로 오픈식도 제대로 못했어요. 너무 좋은 곳이라 많이 알리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못 찾아오고 있어요.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이런 공간이 있으니 아이들에게 맘껏 펼쳐보라고 해보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모야를 찾아주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사고와 상상을 표출해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작품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전시회도 해보고 싶고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벼룩시장에서 판매도 해보면서 희열과 뿌듯함도 느껴지도록 해보고 싶네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전에 아이들이 병뚜껑에 옷핀을 만들어 작게 판매를 했는데 정말 좋아했어요. 구매할 사람을 생각하며 본인이 또 새로운 디자인을 생각하게 되고요. 지금은 이런 저런 제약을 받는게 많다보니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합니다.
Q. 어린이들이 모야를 어떤 곳으로 느꼈으면 하시나요?
아이들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없죠. 코로나라서 더욱 그런데 미술관이나 다른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가지는 어린이들도 거의 없을 거고요. 저희 도서관에 오면 책도 볼 수 있고 만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곳이 다른 친구들의
사고나 상상력을 탐구하고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보면서
자기 생각도 끄집어낼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모야 가면 '그냥 만들어야지,
오늘 뭐 만들까' 하는게 아니라요.
'아, 저 친구는 저런 걸 만들었구나'
느낄 수 있는 공간이요.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살펴보는 공간. 그리고 영감을 얻어서 이걸 해볼까 시도해보는 공간. 저는 모방이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따라해보면서 새로운 게 나와요.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감상하면 그걸 내 것으로 만드는 기회가 되죠.
Q. 아이들이 생각과 영감과 상상을 교류하는 공간을 중심에 두고 모야를 보고 계시는군요?
이번에 롤러코스터 작업을 하는 걸 지켜보니, 옆에서 직접 만드는 과정을 살펴본 친구는 그대로 하려고 노력을 해요. 한편, 과정을 못 본 친구도 있어요. 그러면 결과물만 보고서 또 자기만의 새로운 상상과 해석이 덧붙여지면서 전혀 새로운 게 나오거든요. 한 친구의 작업을 보면서, 서로 다른 상황에 있던 두 친구의 작업이 완전히 다르게 나와요. 이런 게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Q. 공간이 곧 플랫폼이니까요. 플랫폼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의미하고, 만남은 곧 사고와 경험의 확장이 되겠지요. 모야의 진수를 정말 잘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런 공간이 도서관 안에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걸까요?
그건 저희 그림자의 작업이 이미 대답을 해주고 있지 않나요.(웃음) 얼마전에도 오른손에게 뭐든 부탁하고 칭얼대는 경향이 있는 8세 친구에게 책 비치해둔 걸 추천해주면서, '이 책은 초보자도 따라해볼 수 있는거야, 할 수 있는데까지 해봐' 했는데 자연스럽게 그 책에 빠져들더니 동물 친구를 만들고, 다음에는 말하지 않았는데 자기가 스스로 이걸 만들어보겠다 선택을 하였어요. 모야에 책이 없는 건 작은손들이 사고할 수 있는 폭을 덜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단순히 튜토리얼 같은 책에서도 작업 도움을 받지만, 동화책에서 눈사람 나오는 걸 도안을 떠보면서 도안 만드는 원리를 체득해보기도 하고, 책에서 가죽장갑을 낀 장면을 기억한다면서 가죽으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 그런 걸 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에서 유추해서 만들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어린이들은 책을 아주 안 읽는 편은 아니라서... 저희가 권하기도 하고요. 보다가 만들다가, 만들다가 보다가 할 수 있죠. 도서관과 모야는 떼지 않는게 아이들의 상상력 발휘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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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및 정리 : 민지은 (도서문화재단 씨앗 모야 프로젝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