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준 선택들

그리고 놓아버릴 선택들

by 민힐러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나는 크고 작은 선택들 속에서 마음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왔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선택도 있었고, 때로는 머릿속에서 수십 번을 되뇌며 겨우 내린 결정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선택들이 결국 올해의 나를 지탱해준 토대였다는 것이다.


나를 지켜준 선택들 | 작은 결정이 모여 만든 안전한 하루


올해 나를 가장 든든하게 지켜준 선택은 내 마음의 속도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었다. 예전처럼 무리하게 자신을 밀어붙이기보다는, 피곤한 날에는 잠시 멈추고, 스스로의 리듬을 존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택이었지만, 그 결정을 반복할수록 나는 조금씩 안정되었고, 마음이 부서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할 수 있었다.

또 하나 나를 지켜준 선택은 일상의 루틴을 유지하려는 작은 노력이다. 매주 만드는 주보, 글쓰기 연습, 산책하며 하늘을 바라보는 일. 바쁘고 흐트러지는 날에도 이 루틴을 지키려고 애썼다.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내가 여전히 나답다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떤 날은 겨우 해낸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 작은 성취들이 쌓여 마음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게 했다.

무엇보다도, 불안할 때는 혼자 견디지 않겠다는 선택도 나를 지켜주었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가까운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일은 늘 어렵지만, 그 선택 덕분에 나는 더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놓아버릴 선택들 | 나를 묶어두던 것들과의 이별


반대로, 올해를 지나며 나는 놓아도 괜찮아진 선택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태도였다. 늘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나를 지탱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짓누르고 있었다.

그 기준을 지키려 애쓰는 동안 나는 자꾸만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 여겼고, 작은 실수에도 마음이 흔들렸다. 이제는 그 완벽함이라는 덫을 조금씩 내려놓으려 한다. 더 이상 나를 옥죄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그 틈에서 오히려 더 진짜다운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내려놓을 선택은 다른 사람의 기대 속에서 나를 증명하려는 태도다. 누군가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며 결정을 내렸던 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기대를 채우는 삶은 결국 나를 잃게 만들 뿐이었다. 이제는 선택의 기준을 조금 더 ‘내가 원하는 방향’에 두려고 한다. 나를 중심에 두는 선택이야말로 앞으로의 삶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선택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선택은 나를 지켜줬고, 어떤 선택은 이제 놓아버림으로써 나를 더 가볍게 해준다. 그 대비 속에서, 내가 무엇을 더 소중히 여기는지, 어떤 삶의 방향을 향해 가고 싶은지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


나는 내년에 더 선명한 선택을 통해 나를 지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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