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
내년을 생각하다 보니
무엇을 더 가져갈지보다
무엇을 내려놓을지가 먼저 떠올랐다.
삶이 무거웠던 이유는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데도 너무 많은 것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년에는 더 이상
나를 지치게 만드는 습관과 관계를
억지로 끌고 가지 않으려 한다.
가장 먼저 놓고 싶은 건
늘 괜찮은 사람인 척하는 습관이다.
힘들어도 웃고,
버거워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던 태도.
그 습관은 나를 성실하게 보이게 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너무 인색하게 만들었다.
모든 순간에 단단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또 하나는
나보다 상대의 반응을 먼저 살피는 관계들이다.
말을 고르느라 마음을 숨기고,
연락 하나에도 이유를 붙이며
혼자서 관계를 책임지던 시간들.
그 관계들은 나를 성장시키기보다는
나를 점점 작아지게 했다.
내년에는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친절을
더 이상 미덕처럼 안고 가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끝없이 스스로를 비교하는 습관도
조용히 내려놓고 싶다.
누군가의 속도를 기준 삼아
내 하루를 부족하다고 느끼는 일.
그 비교는 나를 더 잘 살게 하지 않았고,
다만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 뿐이었다.
나는 이미 내 삶의 리듬 안에서
충분히 애쓰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인정해주고 싶다.
이 모든 것을 놓는다고 해서
내가 나약해지는 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을수록
삶에는 더 많은 여백과 에너지가 생길 거라 믿는다.
그 여백에
정말 중요한 것들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
나를 존중하는 관계,
나에게 솔직한 선택들을 채우고 싶다.
내년에는
모든 것을 유지하려 애쓰기보다
필요한 것에 집중하며 살고 싶다.
덜 붙잡고, 덜 버티고,
조금 더 가볍게.
그렇게 나에게 어긋나지 않는 방향으로
한 해를 살아가려 한다.
놓는다는 건 포기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