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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민희 Jul 31. 2022

배 아플 땐 지실

탱자나무 열매 


가끔 어린아이처럼 여름에 냉수나 아이스크림을 먹곤 배앓이를 한다. 1~2번 정도면 괜찮은데 멈추지 않으면 매실차를 먹는다. 근데 쉬이 멈추지 않으면 몇 번의 고생을 좀 더 한다. 여름에는 날씨 온도가 높기 때문에 신체는 몸의 체온을 낮추기 위해 장을 차갑게 만든다. 겨울에는 이와 반대. 몸이 맑아지면 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배앓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배앓이를 한다. 이때에는 매실 차나 약을 먹지 않는다. 이 배앓이는 몸에 흡수되는 화학 물질이 인체가 좋지 않다는 것을 판단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은 내 잘못의 벌로 생각하여 회복될 때까지 놔둔다. 때때로 장을 깨끗하게 비워내는 것만큼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니깐. 살이 약간 빠지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래도 집 밥 먹으면 금세 또 회복된다.^^; 


예로부터  집 울타리에 흔하게 심었던 나무가 탱자나무라 한다. 한데 어느 때부터인가 서서히 사라지고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은 지실의 역할을 대신하는 매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매실도 익지 않는 열매를 쓴다고 알고 있다. 매실과 연관이 깊은 일본인의 경우 식중독에 걸리면 죽을 수도 있기에 매실(오매 보시)를 자주 먹는다. 하지만 한국인은 발효식품을 먹는 민족이기에 매실을 자주 먹게 되면 그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한국인은 식중독에 걸려도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는다.)


탱자나무 열매 지실(枳實)을 말린 지각 지각(枳慤)이다.



한국은 매실 대신 탱자나무를 애용했다. 탱자나무 가지의 뾰족한 가시는 열매에 독이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본디 나무와 식물에 가시가 있는 것은 독이 없다고 배웠다. 탱자 열매가 어릴 때 두세 조각으로 잘라서 말린 것을 지실(枳實)이라 하고 껍질만 말린 것을 지각(枳慤)이라 하며 한방에서는  소화불량을 다스리는 한방차와 재료로 지실(탱자나무 열매)를 썼다고 한다.  지실은 맛이 무척 쓰고 과식으로 체했거나 명치 아래가 자주 막히는 경우 효과가 좋지만 위장이 허약한 사람은 조금만 쓴다. 지실과 궁합이 맞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더 갑갑함을 느끼니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지실의 약 성분은 냉하다고 알려주셨으며, 비위가 허하다면 비위가 냉할 것으로 생각되니 지실을 불에 볶아서 사용하면 순해진다. 냉성도 줄어들고 어린아이들의 약을 조제할 때는 볶은 것을 사용한다. 비위가 허약하시다면 지실만 사용하시지 말고 백출도 함께 구입하여 차로 만들어 먹으면 비위가 허약하여 음식물 이 정체하여 발생하는 상복부의 더부룩함과 비위의 기능을 개선한다. 백출(白朮)의 약성은 백출은 감온하다. 비위를 건강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고 담비를 낀 습을 없앤다. 


그 흔하던 탱자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한국인은 매실보다 지실과 궁합이 맞다. 

언제쯤 우리는 우리의 것을 우리의 것으로 소중히 여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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