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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희 Jun 16. 2022

시칠리아 라구사 마을의 라구사노 치즈

2008 Formaggio Ragusano Sicilia  Italia

시칠리아 라구사 마을의 치즈 농장은 굽이굽이 언덕 위에 있었다.

이른 아침이어서 닭이 시끄럽게 울어댔지만 작업장은 들어가기 조심스러울 만큼 고요했다.

주세페 아저씨는 한창 치즈를 만들고 계셨다. 나는 눈인사를 하고 작업에 방해가 될까 조심스레 촬영을 했다.

라구사노는 1500년대부터 만들어진 시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로, 커드를 뜨거운 물에 늘리듯 녹여 만든다.

얇게 저며진 커드를 황동 양동이에 가득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나무 막대로 눌러대면, 커드끼리 엉겨져 하나의 커다란 공이 된다. 작업이 막바지에 이를 수록 공 같은 커드를 꾹꾹 눌러 그 안에 공기가 차지 않게 해 주고 그마저도 부족한지 바늘로 곳곳을 눌러 공기를 빼 주었다.

다  만들어진 커드는 나무틀에 넣어 그 속에서 라구사노의 전형적인 직사각형의 모양이 되도록 매만져 주면 마무리되었다.

치즈를 앞에 두고 반듯한 자세로 포즈를 취해준 농장의 아들 엠메누엘레


주세페 아저씨의  마리아는 나에게 치즈를 설명하려 무지 를 썼다. 그날 사실 나는 많이 미안했다. 내가   있는 언어는 영어뿐이었고 촬영을 가면 동네에서 영어를   아는 사람을 동행하곤 했는데  농장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촬영을 했던 2008년은 아직 스마트폰 시대가 아니어서 마리아가 컴퓨터의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어렵게 나와 대화를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그들의 친절에 내가 충분히 답하지 못했던 그곳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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