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감사일기 6

by 로사 권민희


'기도는 바라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들었다'는 벗의 글을 보았다. 무릎을 탁하고 쳤다. 12월에 영세를 받고 대모님의 안내로 1월부터 레지오 마리에 회합에 나가게 되었는데 이 낯선 기도 모임에 대하여 열심히 알아가려고 바랐지만 갈수록 부담이 백배였다. 당최 기도란 무엇인가 무엇이 부담일까 답답함이 쌓여갔는데 그것이었다. 나는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안녕을 엄마의 건강을 사람들의 평화를 지금과는 다르게 뭔가 새로운 것을 바라고 있었다. 오늘 아침 감사일기 오픈 채팅방에서 기도에 대한 정의를 보면서 뭔가 마음에서 툭 떨어져 나갔다. 바라는 마음이 커질수록 기도가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감사일기를 적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으로 보이는 나뭇가지를 봤다. 정지 상태라고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좌우로 위아래로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움직임과 하나가 되어보니 마음이 고요해진다. 어쩌면 기도란 주의를 가만히 그곳에 보내어 판단 분별없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태원까지 움직이기 귀찮아서 아언니에게 바디워크를 받기를 미루다가 어제 움직여서 몸을 돌봤다. 1자목이 되어간다며 정성껏 세션을 함께했다. 명상을 함께한 인연으로 어느덧 12년의 시간이 흐른 우리 둘. 언니의 삶의 여정이 귀하고 소중하다. 늘 배우고 성장해 사람들과 나누는 언니의 바디워크 시간은 사랑이 가득하다. 몸에 관한 이야기를 허물없이 나눌 수 있는 든든한 벗이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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