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손으로 읽는 시 80

by 로사 권민희

안개

김윤겸


내장을 모두 비운 개구리 한 마리가

사지에 핀을 꽂고 판자 위에 누워 있다.


유격훈련장의 외줄다리 위에서

떨어지고 싶은


가을 독사 앞에서

오금이 저려 도망도 못 가면서

물리고 싶은


강도의 칼에 찔릴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온몸이 난자당하고 싶은


시궁창에서 썩어가는

내장의 비릿한 내음이 안개가 되어

몰려온다.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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