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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희 Jul 03. 2020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주관적인 북리뷰 - 기세가 전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2012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슥샥슥샥 내 길을 만들어왔다. 주요 내용은 명상의 귀함이 스며들게, 친근한 언어로,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과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창직, 창업, 창작 온갖 방식으로 일을 만들어 해왔다.

누군가 인정해주는 기쁨도 화끈하게 느꼈고, 홀로 외로움을 데이도록 느끼기도 했다. 많은 도전들을 돌아보면 웃음이 난다. 하하하하;;;; 어른들이 아이의 마음으로 연결되었던 순간들, 가끔 동참해서 선물받은 '함께 만다라_초상화' 작업의 결과물이 내게도 몇장 있다. 이 그림들에는 족히 100명이 넘는 손길과 눈빛이 깃들어 있다. 그 순간들을 기억한다.

 





조용히 10년을 축하하던 지난 2월부터  6월 사이. 코로나 19로 대면, 터치, 대화가 중심이 되는 나의 교육들은 자발적으로 비자발적으로 멈추었다. 덕분에 5개월 사이 돌아봄의 시간이 주어졌다(라고 쓰고 돌봄의 시간이라고 읽는다). 그 시간동안 이런 저런 프로젝트도 하고,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을 고민하며 몇가지 수업을 내돈 내고 들었다. 생존의 위기에서 회사를 살려보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껏 긴장감을 느끼며 수업을 신청했다. 그중 몇 가지 수업은 유용하기도 했거니와 비유하자면 꼰대 예방 교육이기도 했다. '라떼는~' 타령 그만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달까.



코로나 기간 40년간 세탁소를 했던 자리에서 동네책방을 내보려고 기획도 했었다. 이름하여 마음세탁소.


https://youtu.be/8Hf0db3xmBM

코로나 기간 놀면 뭐하나 ~ 학교 못가는 어린이한테 선물하려고 이런 것도 했다. 



그 중 한가지가 픗픗아카데미 http://academy.ppss.kr/ 에서 만든 <회사를 살리는 제안서 쓰는 법> 이라는 강의였다. 무려 코로나가 한창일 4월 16일 저녁 거리두기가 가능한 여유로운 참석자들 사이에서 낡은 노트북을 들고가서 긴장이 풀려 꾸벅꾸벅 졸아가며 수업을 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강사님은 무려 박창선 작가님으로 브런치 대상에 빛나는 화려한 조명을 밝히며 나타나셨고 2시간 남짓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쏟아내셨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나는 그때 회사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길지 고민에 쪼그라들어있다가 조금 회생한 기분이 들었다. 그의 기세가 대단했다.

 

내가 인식했던 그는 회사 소개서를 만드는 디자인 회사, 에프터모멘트의 대표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비전공으로 느지막히 시작한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지혜로운데다 외모 눈부신 크리에이터와 결혼도 성공한 다 가진 자. <화양연화>의 시기를 보내는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느껴지며 아이돌 버금가는 설렘도 느끼겠더라.



그 강의 후 이 책을 접했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잡지와 출판사 편집자 시절 자주 듣기도 하고, 밷기도 하던 모순 가득한  소통의 기억이 와르르 밀려왔다. '원하는 디자인을 뽑아내는 30가지 의사소통의 기술'이라는 살랑한 표현으로 1. 겁내지 말고 일합시다 2.싸우지 말고 일합시다 3 다치지 말고 일합시다 세 개의 덩어리속에는 세밀하고 현실적인 입담들을 글로 만들어 냈다.


이 책은 박창선이라는 사람과 일하는 법이기도 했고, 디자이너와 일하는 법이기도 했다. 나아가 소통과 공감에 대한 본질을 담고 있기도 하다. 상대방의 입장이 된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공감의 시작 아닌가.


여러 밑줄 그은 부분이 있는데 가장 공유하고 싶은 부분은 이것이다.

{우리는 말과 행동을 통해 무언가를 쌓아갑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의 산물입니다. 그것은 곧 지혜가 되죠. 부디 이 책이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여러분의 손과 입을 자유롭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밑줄 그은 디자이너에 아내나 남편, 직장동료 등을 대입해보자. 공감이란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의 산물임을 다시금 이해하게 된다.


또한 이것은 스포일 수 있는데 '잊지 말고 마지막까지 체크하자' 파트에 등장하는 16개의 체크리스트는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는 기획자나 편집자가 꼭 알아두면 꿀팁이다. 텍스트는 적지만 따로 메모해 둘 법하도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60517882&orderClick=LEa&Kc=


이 강의를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앞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나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만간 변화의 소식을 친구들과 나누기에 앞서 미뤄두었던 일들, 감사의 책 읽기를 기억하려고 몇자 적어봤다. 이 글을 적다보니 박창선 대표가 만드는 이야기들이 앞으로 내 길에도 속닥하게 조언해 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겨 뭔지 모르게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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