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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희 Jul 31. 2018

[주관적인 북리뷰] 베지테리언 레시피

잡식주의자의 채식에 대한 생각들

그게 말이다. 나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좀 부끄럽긴 한데.. 이 책을 손에 들고 생각해보니 어느덧 자취 생활이 16년차에 접들었다는 것이다. 이 시간동안, 만들어 먹은 음식들을 사진 찍고 글도 써서 블로거로 활동도 좀 해볼 수 있으련만 당최 그러지 못했던 게 조금은 아쉬움이 든다. 


명상을 오랜 기간 수련하고 요즘도 명상을 소재로 강연을 하는 내게 사람들은 말한다. '채식주의자'일 것 같다고. 그럴 때 농담 삼아 나는 이렇게 얘길 한다. "제가 알고보면 '고기맛 감별사'에요(한우 환영합니다~)." 

요가 지도자 과정을 할 때 잠시 요로법도 시행해보고, 채식도 도전해 본 적이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 사는 시간 + 자취 생활 통틀어서 나는 대체로 '잡식 동물'쪽에 가까웠음을 밝히다.  


가끔 나의 인스타 계정을 통해 먹방 사진을 보는 친구들이 해시태그로 '맛집'이 빠진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내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활임을 의미하는 무의식적 증거이다. 그나마 에코붓다 활동을 통해 10여년간 환경 운동이란 주제로 명상을 실천하고 자동차와 에어컨을 사지 않겠노라고 결정한 20대 이후, 지구를 살리는 방법의 하나로 '채식'이 주요한 키워드 인것을 알.지.만. 나의 '맛'에 대한 탐욕은 여전히내려놓질 못했다. 아 이너피쓰~


인생 최고의 혹서기를 맞이한 2018년 여름에 접한 <나와 지구를 위한 조금 다른 식탁, 베지테리언 레시피>는 자아성찰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신기한 효과를 겸비한 책이었다.  복합적인 요인들이 숨어 있겠지만 단순하게 더위를 요약하자면, 아 더워 -> 신나게 냉방 ->기후 변화 -> 아 더워! -> 더더욱 냉방 + 보양식 마구 섭취 -> 기후 변화 가속화 -> 아 너무 더워 ;....... 무한 반복 루프로 만들어진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요리책을 펼치다가 지구환경에 대해 생각을 하다니 놀랍도다.

 

자 그럼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카페로 가서 책을 펼쳐볼까?@@ 이 책은 나와 지구를 위한 '착한'요리 컨셉으로 밥, 빵, 국수, 파스타, 수프, 디저트, 간식을 망라해서 이국적인 퓨전 요리들이 가득하다. 특히 QR코드를 활용하여 바로 만드는 법 동영상을 볼 수 있다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로다. 유투브 만세~


https://youtu.be/YgPF40vrYno

어머, 이 비주얼 보소~ 그저 감탄이~


소설이나 에세이는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알다시피 요리책은 비주얼 아닌가.  영상과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비주얼이 아주 괜찮다. (사진은 내 아이폰 사진이라 그렇고 실제는 아주 쨍하다.) 또하나, 레시피대로 해먹었을 때 얼마나 맛을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저자 파워도 있지만 내공이 빛나는 전문 출판사의 책을 믿고 찾는 이유가 여기 있다. 편집 과정에서 다년간 맛에 대한 글자 감각을 익힌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레피시를 믿고 해볼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 


깔끔한 디자인과 글자들이 아기자기 데스~
그린커리 넘넘 좋아하는데, 도전해보겠노라 다짐.


자 그럼 오늘 저녁에도 이 책을 보았으니 에어컨이 없는 나의 집으로 겸허한 발걸음을 옮겨볼까? 

알다시피 리스컴, 요리와 실용분야 책을 넘넘 잘 만드는 믿고 보는 출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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