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PLATFORM-L

2019년도 마지막을 장식할 컨템퍼러리 댄스 공연 #낯선사람의효과

by 로사 권민희

해시태그를 통한 실험

#낯선사람의효과


2018년 1월, 움직임 워크숍 ‘Speech’를 통해 일반인들이 현대무용가 예효승을 만났다. 나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2주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새로운 방식으로 삶이 연결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을 체험했다. 몇 달 후 대학로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며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의 글잡이로 참여하게 되었다. 올 한 해동안 그의 작품 '보이스 오프 액츠 Voice of Acts' '오피움Opium' 등을 만났고, 마지막 작품 '#낯선사람의효과' 무대 공연을 앞두고 있다.


https://youtu.be/jqY1_5Kyq0s


1월의 워크숍은 신체의 제스처, 몸짓, 얼굴성이 소통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중요했다. 하지만 현실은 눈빛과 바디랭귀지가 사라진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이미지와 텍스트 이외에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다. 누군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대화는 대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눈빛도 감정도 느낄 수 없는데 어떻게 대화일 수 있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주제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https://youtu.be/mB7CceL2I_A


최근 우리에게 주된 소통의 공간이 어디일까 떠올려보면 단연 SNS나 메신저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SNS를 통해 미디어가 되기도 하고, 자기표현을 하는 예술가가 되기도 한다. 나의 계정은 오롯이 자기표현의 창구 역할을 한다. 먼 곳에 있어도 우리는 SNS를 통해 가깝다고 느낀다.


‘낯선 사람 효과’라는 표현으로 일상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통해 삶을 흥미롭게 만들어줄 기회와 정보, 혁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도 나오고, 느슨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관계망의 가능성을 찾는 커뮤니티도 등장했다. 시대의 역설은 나의 옆에 있는 가까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잘 모를 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무용가 예효승은 이번 실험을 통해 관계, 연결이라는 개념으로 정의되는 SNS를 활용하여 대중과 예술가와 일상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대화하고 호흡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했다. 대중들은 예술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고, 예술가는 일상의 삶을 무대로 연결하는 특별한 시도가 시작되었다.


방법은 일정 기간 동안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의 움직임과 사진을 #낯선사람의효과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공유한다. 인스타그램 검색 창에 #낯선사람의효과 를 입력하면 낯선 이들의 움직임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이 사진과 움직임들을 현대 무용가 예효승이 무대 공연으로 표현한다. 즉 사진과 움직임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어떻게 예술로 연결되는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작업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낯선사람의효과 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고 카카오톡 오픈채팅창 개설했다. 일정 기간 동안 채팅창에서 나누는 대화나 분위기, 느끼는 점들을 모티브로 안무 작업을 하고 공연 당일에는 작품을 보면서 감상과 채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SNS와 무용 공연이 만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유난히 뜨거웠던 2018년, 오픈 채팅방과 함께 무용가 예효승에 대한 다각적인 인터뷰를 통해 대중들은 작가를 깊이 있게 이해해 나갔고, 작가 역시 다양한 지역, 직업, 연령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느끼고 만나는 시도를 했다. 오픈 채팅방을 활용하여 일상적인 언어들로 시작되어 깊은 사유와 탐사의 과정을 함께 했다.


점심메뉴, 사는 곳, 피서지, 더위를 이기는 방법, 자신만의 이미지... 이번 실험의 결과인 무대공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여러 대화의 소재 속에서 관심이 확장되고 낯선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이 되어주는 출발점이 되었다.


지난 1월 SPEECH워크숍에서는 언어를 표정, 몸짓으로 풀이했다면 이번에는 가슴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을 언어화해보는 노력을 해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본다.


"메신저로 하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다. 누군가의 눈빛과 감정을 읽을 수 없는데 대화라고 할 수 있는가? 일종의 자기와의 대화인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바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테니. 그렇다면 대화란 무엇일까?"


12월 우리는 무대공연을 통해 이 같은 화두를 관객과 함께 사유하려고 한다. 이날 관객들은 아날로그의 장에서 디지털 문화를 몸으로 경험한다.


20181123 권민희



공연 참여를 위한 예매 링크 : http://bitly.kr/61zC


공연장소 : 플랫폼 엘 www.platform-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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