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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계절 Sep 25. 2023

지방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인바디를 측정하고 식습관 상담을 받았다


한 움큼 잡히는 뱃살을 바라보며 매번 고민한다.

얘를 어떻게 없애버리지?


일단 딱 3kg만 빼보자. 음, 못했네, 그럼 2kg, 아니 1kg...?  남산을 걷다가, 깨갱 뛰다가,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빅씨스 언니도 따라 운동하다가, 닌텐도 링피드를 꺼내든 참이었다. 이 모든 운동은 단 몇 번으로 그칠 뿐, 몸이 진득하게 따라가는 법이 없었다. 한두 번 하고 말 거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속 가능한 방법을 모색할 것인가, 때려치울 것인가...


"몸무게가 문제가 아니라, 근력을 키워야 할 것 같아요."

몸무게가 빠지지 않는다며 한숨 쉬고 있는 내게 후배가 말했다. 아, 그렇지, 근육이 있어야 기본적으로 소모하는 에너지도 커질 거고, 계속 살이 잘 찌지 않는 몸이 될 텐데... 게다가 최근에 존재감이 커진 내 뱃살이며, 옆구리살이며, 팔뚝살이며, 얘네들은 너무 제 살 판이 난 터였다. 근육이 있으면 그나마 살을 탄탄하게 잡아줄 텐데, 겁 없이 울퉁불퉁 튀어나오기만 하는 건, 이건 너무 아니잖아. 넘실대는 살들이랑만 한평생 함께 하고 싶진 않다. 일단, 체지방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봐야 했다.


덜컥 피트니스를 등록할 수는 없으니, 무료로 인바디를 체크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보건소를 검색하다가, 충무로의 '근로자 건강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엇, 이거 우리 집 앞인데?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데, 50인 미만 사업장 밀집 지역에 근로자 건강센터를 설치해서 예방 중심의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란다. 오호, 다 좋은데, 난 지금 근로자가 아닌데... 후아. 전화를 했다.


"제가 근로자가 아닌데 인바디 측정을 할 수 있나요?"

예전에 일했었다면 된단다. 아자! 가보자. 센터에는 운동 선생님, 간호사 두 분이 계셨다. 건강 센터에서 측정한 인바디는 충격적이었다. 체지방 35%... 세상에... 보통 수준은 여자가 18~28%라는데, 이러니 내가 후덕한 내 살에 지쳐갔던 거다. 못 입는 옷이 늘고, 자꾸 뱃살이 존재감을 뽐내며, 엉덩이가 4개인 사람이 되었던 거다. 골근력량은 겨우 표준 이하와 표준 수치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그에 반해 체지방은 몸통에 몰려있었다.


"운동은 횟수와 시간, 근력은 강도에 신경 쓰세요"

어쩌나. 인바디를 해준 운동 선생님은 하루 5번 한 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고 했다. 일주일 5회 이상 1시간 정도 꾸준히. 운동은 횟수와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골격근량이 적으니 근력 운동도 병행하란다. 요 며칠 닌텐도 링피트를 하고 있는데, 근력운동으로 의미가 있을지 물어봤다. 유의미한 결과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단다. 그럼 빅씨스 유튜브를 보면서 1Kg 아령 운동을 따라 했는데, 근력을 위해서 이걸 계속해 보면 되겠냐고 물었다. 근력운동은 '강도'에 초점을 맞추란다. 매일 같은 중량으로 하지 말고, 강도를 높여야기에 조금씩 늘리란다. (메모... 메모..)


뱃살 얘기를 꺼냈다가 식습관과 이어져 있으니 간호사 선생님과 상담하고 가란다. 아, 그럼 또 해봐야지. 그렇게 식습관 상담까지 하는데 너무 뼈를 맞았다. 내가 내 입으로 얘기하는 내 식습관은 그야말로 재앙 수준이었다. "저는 단 커피를 많이 마시고요, 야식을 많이 먹다가 그래도 최근엔 끊었고요. 밀가루를 워낙 좋아해서 이틀에 한 번 이상은 밀가루 음식을 먹어요. 식사는 불규칙한데 아침은 베이글에 크림치즈.... 밥은 안 해 먹고"


흠, 내가 말하고 부끄러움도 나의 몫이고... 영양적 균형이 맞춰진 식사를 하지 않으면 운동을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나도 수긍을 할 수밖에 없다. 식사를 외주화 하기 시작하면 건강을 지키기 어렵단다. 담백한 음식으로 입맛을 다시 훈련해 보란다. 짜고 단 음식에 한 번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어려우니, 3주 정도만 소금을 빼고 먹어보란다. 하아, 다 맞는 말씀인데요.. 후... 근데 밥은 햇밥 먹어도 되나요..? 선생님 동공지진.. ㅠㅠ (저 밥 못.. 해요..;;;; ㅠㅠ)


아무리 유튜브로 다이어트에 대한 많은 영상을 봐도, 책을 많이 읽어도, 챗 GPT에게 많은 질문을 해봐도, 뭐니 뭐니 해도 면대면 또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 최고인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건강에 대한 것들. 나의 어떤 것들이 문제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순간들. 순간의 깨달음이 습관으로 변하지 않는 건 또 다른 문제니 넘어가 보자. ㅋㅋㅋㅋ  



체지방률 35%, 이대로는 안 되겠다.  

저녁에 폭식하며, 밀가루에 집중된 식습관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딱, 오늘만! 마지막으로 엽떡을 먹고,

내일부터는 진짜 바꿔볼 거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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