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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계절 Feb 13. 2022

당신은 집념이 있나요?

무리하면서 산다는 것에 대하여

늦은 밤까지 일을 정리했던 어느 날이었다. 그 와중에 회사에 아직도 남아있던 한 분, J. 


<나쁜 교육>이라는 책 한 권을 들고, <소금 지방 산열>이라는 한 권은 손을 뻗어 닿을 만한 곳에 놓고... 밤의 도서관이 열린 듯, 온전히 그 시간을 책들과 보낼 듯한 포즈로 벽에 기대 책을 읽고 있었다. 요즘 난 이 분과했던 대화가 뇌리에 꽂히곤 하는데, 그중에서도 이번 주에 되짚었던 말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세상 대부분의 지식은 스스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읽고 경험하고 대화하면서 적용하면서." 

"관심이 생긴 이후, 정말 많은 논문을 읽었어요. 아마 그 주제에 대한 그 당시 논문은 거의 다 봤을 거예요"


아마도 이 분은 큰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집념이 있고, 그 집념으로 나가갈 수 있는 명확한 일의 의미와 몰입을 동반되었으리라.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하면 된다, 말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르렀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묻고 있었다. 


요즘, 나는, '집념'과 '몰입'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한다. 

집념: 한 가지 일에 매달려 마음을 쏟음. 또는 그 마음이나 생각.
몰입: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집념이란 어떤 조건이 있을 때 유지되는 마음일까. 아니면 대체 어떤 윤활유를 넣어줘야 계속될 수 있을까. 

집념이라는 마음이 생길 수는 있는데, 이 집념은 어떻게 장기적인 몰입으로 이어질까 궁금하다. 이것은 선척적인 요소도 있겠으나, 작은 성공과 성취감을 경험하며 연결되는 선순환 환경이 갖춰져야 하는 걸까. 


나는, 정신이 너무 산만하고, 하나에 집중을 잘 못하며, 덤벙거린다. 

저 멀리 있는 목표나 의미보다, 한 순간의 행복이 좋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는 싫다. 

단기간의 성과가 안 보이면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무리하면서 싶지는 않다. 


그런데, 갖고 싶어졌다. 요즘. 집념이라는 것 말이다. 


나의 집념과 몰입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와중에, '라이브 아카데미'가 출연했던 몇 년 전 세바지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3년 전에도 분명 이 영상을 봤었는데... 오늘의 나의 주파수가 딱 맞아버려 영상 클립을 몇 번을 돌려봤다. 


빨간 모자 선생님이 말한다. 

"쉬엄쉬엄해,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니까 괜찮아"
"무리하지 마"

우리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 감사하지만, 우리가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이 있어요. 
변화와 성장은 언제나 우리의 한계점에서 이뤄진다, 라는 것. 


'변화와 성장은 언제나 우리의 한계점에서 이뤄진다'라는 말.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지금의 불행을 합리화하는 것을 더 편하다고 느끼지 말자고. 이 심리에 사로잡혀 있기가 너무 쉬운데,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은 지금까지 견뎌온 여러 가지 어려움 덕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우리가 무엇을 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기 싫고 어렵기 때문에 안 한다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이유라고. 


나는 내가 '집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랬구나 싶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무리하지 말자'라고 말하는 편이고, 나름의 최선을 다함이 끝에 이르지 못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맞닿게 되는 괴로움과 어려움은 회피의 대상이지, 넘고자 했던 대상은 아니었구나를 되짚게 되었다. 


'집념'을 가지고 싶다면, '무리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버려야겠구나. 

무리를 해야 '집념'을 가질 수 있겠구나. 


이제 또다시 생각을 시작한다. 

정말, 무리를... 해서... 집념을... 살 것인가... 


아무래도, 이렇게 어물쩍 있다가, 환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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