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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계절 Sep 10. 2022

어느 날 에픽테토스가 내게 그만 좀 흔들리라고 말했다

<에픽테토스의 인생수업>

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즐겨 탄다.


짜증 났다가, 화났다가,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나는 이런 과정이 내 감정에 솔직한 것이라고 믿었다. 감정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조절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그 순간들을 머물다가 제자리를 찾는 것이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스파크이자 에너지라고 믿었나 보다.


그렇게 여느 때처럼 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던 어느 날, 회사에서 누군가 내게 말했다.

"민희님, 민희님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민희님 자신의 마음뿐인데. 왜 그렇게 신경을 쓰고 흔들려요. 민희님이 본인 마음의 주인이잖아요"


내가 세상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 하나가 내 마음이라고...?

헐랭, 뭐야, 본인은 늘 마치 부처인 듯 성자인 듯, 그리하여 나는 작은 파리 한 마리가 된 듯 느껴져서 당황하긴 했지만, 이 말의 여운은 생각보다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그러고 나서, 몇 달 전 읽다 말았던 '에픽테토스'의 철학을 다룬 책을 다시 펼쳤다.


에픽테토스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내가 '상처받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상처가 되는 것이며, 나를 모욕하는 것은 정작 내가 모욕당했다는 '나의 생각' 뿐이라고 말한다.


하, 인생이란.

그저 마음가짐일뿐.



북 인사이트 <에픽테토스의 인생수업> 책을 읽고

1. 에픽테토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고, 노예지만 자유인이고 철학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흥미로운 사람이다. 노예 부모로부터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 험난한 노예의 삶을 살았으며, 노년에 해방되어 자유인이 된 후로는 철학 학교를 설립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배움을 나누고 철학을 탐구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노예이면서도 자유롭다고, 다리를 절면서도 자유롭다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그의 말에는 후대까지 살아남는 힘이 강했나 보다.


2. 결국은 '마음'과 '관점'의 문제: 삶의 깨달음과 인사이트를 주는 것들은 대부분 '관점'의 문제이고, 이 관점은 대부분 우리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바꿀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것. 이렇게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스스로 매듭을 풀 수 있는 것, 그것들의 대부분은 '관점'의 문제라는 것. 다른 사람의 평가와 말에 마음이 동요할 때 되돌아봐야 하는 메시지.


3. 에픽테토스가 내게 그만 좀 흔들리라고 말했다: 결국은 이제 그만 좀 흔들리라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딱 하나, 그 마음의 평정심을 찾아보라고 에픽테토스가 말했다... (몇 일 가려나 싶기도 하지만. 느끼는 것이 반복되면 행동으로도 연결되지 않을까.) 


4.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이번 책은 철학 초심자를 위한 책의 느낌. 좀 더 알아보고 싶다, 에픽테토스, 이 사람.





책에서 수집한 말들  

자유롭고 싶다면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일'에 마음 두지 않아야 한다.

타인의 일에 시선을 거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한다.

나의 확신을 '옳지 않다'며 흔드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원한다면 어떤 불길한 징후도 반가운 길조가 될 수 있다.

멀리 있는 것을 탐하지 않는다. 다가올 때를 기다린다.

불안을 가져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닌 그에 대한 나의 믿음이다.

나를 모욕하고 있는 것은 모욕당했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이다.

고난을 각오하고 실행한 후에는 불평과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상처받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비로소 상처받는다.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나쁘다, 잘못되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내가 아닌 것'을 내세워 으스되지 않는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자라 평가받을지라도 개 의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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