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계절 May 12. 2023

그래서 대체 전략이 뭔가요  

리처드 루멜트 <크럭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 (Everyone has a plan u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 마이크 타이슨 (Michael Tyson) 


누구든 계획은 있다. 기업은 더더군다나, 더. 

얻어맞기 전의 '계획'보다 중요한 건, 맞으면서 '전략적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계속해나가는 힘일 거다. 


계획이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행동에 방점이 있다면, 전략은 목표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나가는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금 얻어 맞거나, 아니면 줄기차게 맞더라도 결국은 이기는 길을 찾아 기업이 가진 자원을 재분배/집중해서 일관되게 밀고 가는 그 여정이 바로 '전략'이다. 



'크럭스'는 암벽 등반 용어로, 등반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구간을 뜻한다. 힘과 패기만으로는 크럭스를 정복할 수 없다. 지혜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에 빗대어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이슈 중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해결 가능한 구간'을 크럭스라고 정의하고, 그 해결 방법을 '전략'으로 설명하면서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사실 '전략'이라는 말은 사실 요즘에는 너무 흔해 빠져서 더 이상 뾰족함을 찾아볼 수 없는 말 중의 하나다. 어디에든 '전략'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으면 스마트해 보이지 않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있어빌리티'의 일종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 말이 대체 뭐지?라고 뒤돌아 보게 된다. 


저자인 리처드 루멜트가 책 곳곳에서 말하는 '기업 전략'은 이렇다. 

전략은 위험성이 높은 과제(조직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기회)를 해결하기 위한 방침과 행동의 혼합이다. 

전략수립의 시작은 진단이다. 구매자의 행동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전략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 하는 것이다. 당신이 창조한 대안 중에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일관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전략은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와 경쟁할지에 대한 결정이다. 목표를 먼저 선택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는 역방향 접근 방식은 불가능하다.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추구해야 할 목표와 목적을 ‘정의’한다. 전략을 수립하다 보면 정책과 대책 그리고 목적도 수립된다. 

전략은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어떤 조직도 단 한 번의 전투나 전쟁만을 겪을 순 없다. 오랫동안 기업이 존속하려면 연이어 도전에 직면해야 하며 하나하나 극복해나가야 한다. 

실제 비즈니스 전략은 산에서 등반 루트를 개발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략은 여정이다. 

전략은 힘의 행사를 뜻한다. 중요한 변화는 항상 힘과 자원이 이동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략이란 직원들에게 루틴을 깨도록 만들어서 집단의 노력과 자원을 새롭고 일상적이지 않은 일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위의 같은 얘기를 다른 방향의 말로 바꿔서 전략에 대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도 꼬집어 준다. 전략은 장기적인 목표를 의미하지 않으며, 이에 고정된 행동 방침이 아니라는 것.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도 아니라는 것.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읽는데 시간도 꽤 걸렸고, 나에게 익숙지 않은 경영 전략에 대한 이야기라 충분히 다 소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게 의미가 있었던 건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어렴풋한 이해와 (코칭에 대한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질문으로 만들어내는 코칭의 힘이었다. 


기업 전략에 중요한 건 '해결 가능한 일'을 찾아서, '일관'되게 '집중'하는 것. 그게 전략의 시작이고, 그렇게 시작된 여정에서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이동하는 '힘'을 행사해야 한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전략도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하며, 목표를 설정하는 것조차 전략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제대로 진단해서 크럭스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결국 기업이다. 컨설팅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기업 전략이란 해당 분야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축적된 업의 경험이 만들어내는 깊이가 없기에 겉햩기로 그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전략의 여정에 중요한 건, 진단과 해결 과정에서의 '질문'일 거다. 컨설팅보다 코칭, 그게 더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 질문의 힘. 나도 갖고 싶다. 




책 속의 문장들 

서문: 크럭스는 무엇인가?   

뛰어난 리더는 문제의 크럭스를 찾아내고 이를 집중해서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 크럭스는 결국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이슈 중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해결 가능한 구간을 말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목표부터 세울 것이 아니라 문제를 파악하고 크럭스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목표나 이상적인 비전에서부터 시작한다. 진단하면서 크럭스를 찾아라. 


1부: 과제에 따른 전략과 크럭스   

과제를 이해할수록 전략가는 중요하면서 해결 가능한 크럭스를 찾을 수 있다. 

과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선택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대안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해 내고 구성해야 한다. 또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이고 일관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과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이 현재 우리가 가진 전략 수립의 가장 좋은 이론이다. 전략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 하는 것이다. 당신이 창조한 대안 중에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일관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어떤 기업은 ‘향후 5년간 매년 20퍼센트 이상의 수익 증가’와 같은 성과목표로부터 전략을 추론하려고 한다. 하지만 목표 그 자체는 아무 행동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는 전략을 얻을 수 없다. 

통찰력을 구하려면 끈기가 있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대할 때 끈기를 가진다는 말은 ‘방향상실’에서 오는 불안감과 좌절을 감내하고 벗어날 방법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기꺼이 또 다른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뜻한다. 

기업전략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장기계획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전략은 여러 문제들을 통과하고, 넘어가고, 우회하는 여정과도 같다. 

가장 어려운 방해물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나 사회 내부의 모순적인 가치관과 목적에서 나온다. 이런 경우 크럭스는 가장 강하게 충돌하고 있는 가치관이나 정책이다.

일관성을 갖춰라. 행동지침이 서로 모순되어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하면서 지속적인 제품개발 경쟁력을 보유하려 하지 마라.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제품에서 트렌디한 마케팅 정책을 펴지 마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외주로 주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하지 마라.         신속한 배달로 판매 마케팅을 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물류센터를 축소하지 마라.         정치적 성향이 안 맞는다고 웹페이지를 폐쇄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추구한다고 말하지 마라.    


2부: 경쟁 상황에서의 크럭스 진단법

명확한 진단을 하려면 재구성과 비유라는 2개의 강력한 도구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비유에서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진단이란 과제에 집중해서 ‘무엇’과 ‘왜’를 계속 질문하는 과정이다.

경영진은 ‘전략’을 ‘업계의 리더를 목표로’와 같은 구호처럼 장기적인 목표라고 생각했다

자원의 분배하는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엉망으로 뒤엉킨 상황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지적 에너지가 낭비된다. 그리고 보통 아무 해결책도 얻지 못한다. 


3부: 크럭스 해결방법

우리는 기본적으로 다음 네 가지 분야에서 유리한 점을 찾아야 한다. 첫째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정보이고, 둘째는 다른 사람이 보유하지 못한 기술이나 노하우 또는 특허이다. 셋째는 시장에서의 독특한 포지션이나 명성, 브랜드, 또는 경쟁사가 흉내내기 어려운 시스템이며, 넷째는 규모, 기술, 경험 면에서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의 효율성과 경영기법이다. 우리는 각 분야에서 이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야 한다.

성과 차이가 나는 것은 장기간에 걸쳐 획득한 특별한 노하우와 지식의 불균형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사장이었던 브루스 헨더슨은 ‘실행에 의한 학습 learning by doing’을 ‘경험 곡선’이라고 이름 붙인 후, 이를 이용하여 BCG를 전략컨설팅 분야의 선두업체로 이끌었다.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까지 경쟁사보다 우위를 유지하는데 기여하는가이다.

네트워크 효과에 인터넷을 결합하면서 많은 기업은 그들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게 되었고, 소위 베르트랑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높아졌다. 이런 기업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어디서 수익을 내는가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한마디로 비즈니스 모델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어디에서 수익을 얻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전략가가 되려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아야 한다.

기술의 발전은 층층이 쌓인 지식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어느 날 갑자기 파도처럼 덮친다. 전략가는 한 세기 이상 영향을 미치는 큰 파도와 새로 도입된 기술의 원가절감으로 발생하는 작은 파도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항상 큰 파도를 의식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 자신이 문제일 수도 있다. 경쟁사도, 앞서가는 기술도 아니라 대응능력이 부족한 조직이 문제일 수 있다.

복잡한 조직은 단순화해야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우선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거나 외주를 주어야 한다.


4부 크럭스 해결과정의 밝고 화려한 방해물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전략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누가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는가? 지도자가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 그리고 자원과 에너지를 어디에 분배할지 결정한다는 의미다. 

성과 창출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게 전략은 아니다. 

중요한 게임은 현장에서 치러진다. 전략이 훌륭해 보이는 것은 실행 수준이 높아서다. 뛰어난 전략과 높은 수준의 실행력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장기계획이 유용할 때는 중요한 사건과 흐름이 예측 가능할 때, 그리고 조직이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할 만한 그릿이 있을 때다.

전략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형태이자 과정이며 대응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야기를 탐닉하는 당신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