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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호 Feb 07. 2022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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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 모든 것이 왜곡되어 보이는 아이들의 놀라운 실상

미야구치 코지 지음, 부윤아 옮김, 박찬선 감수, (주)인플루엔셜


 연서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네가 참 좋아할 만한 책이라서 샀어라는 말을 듣고 책을 받아 보았는데 책 아래쪽의 띠지만으로도 내 취향임을 알았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경계선 지능 장애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선에 있는 지능을 가진 이들을 통치하는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장애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장애에 대한 편견을 걷어 내시길 바라며. 다리가 불편한 사람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과 같은 속도로 걸어서 이동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사람에게 미래를 그려 보라고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이들이 그렇다. 그들은 비장애인과 인지, 사고 능력이 다르다. 그런 그들에게 비장애인과 같은 것을 요구할 수 없다. 요구해서도 안 되지만 그러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어 실천한다. 혹은, 대부분 실패할지라도 계획은 세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대 얻어 맞기 전까지는"이라는 유명한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럴싸한 계획조차 세우기 힘들어한다.


 케이크를 3등분 하면 3개가 되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겐 대단히 어려울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쉽게 잊고 산다. 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내가 잘 몰라서


 경계선 지능 역시도 장애로 인정되어 그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급격한 성장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그 무수한 것들을 일부 운 없는 가정 혹은 재수 없는 피해자에게 전가해 왔다. 그 아이가 이해력이 부족하고 사교성이 부족한 것은 부모의 가정교육이 잘못된 탓이고 하필 네가 거기에 걸어가고 있는 탓에 그 폭력적인 사람의 피해자가 되었고 그로 인해 그 문제를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은 공동체를 위한 길이다. 나의 생명과 재산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그들을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 역할을 우리의 국가가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언제까지 사회적 비용을 일부 개인에게 전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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