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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호 Feb 28. 2024

총선 공천과 관련해 제안하는 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누가 어디에 공천이 되었고 그에 반발해 누구는 무엇을 하고 갈등이 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들인데요.


저는 모든 평가 시스템은 패자의 항의가 뒤따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 평가를 통해 많은 것들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대학교 현장에서 서술형 시험이 사라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A+를 받은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이 받은 점수를 납득할 수 없다고 항의하기 때문이라는데요.


대학교 시험도 그런데 그보다 더 중한 공천과 관련해 누구나 일거에 납득할 수 있는 지표가 있을 리 만무하죠.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모두 공정한 평가라고 할 것이고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불공정한 평가라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우리 세상이 숫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이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는 존재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금 더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전략'에 매몰되어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저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며 운 좋게도 이 당의 경선 현장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관련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토대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1. 경선 우선


당의 공관위에서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단수공천, 전략공천, 경선 등을 정해서 시행합니다. 저는 2인 이상의 후보가 있다면 경선이 우선이며 불가하게 단수공천, 전략공천등을 해야 한다면 그 이유를 공개해야 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합니다. 주인이라고는 하는데 아무것도 알 수 없네요. 단수공천, 전략공천 등을 하는 이유가 정당이나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정보의 독점은 의구심과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2. 신인 가점이 아닌 현역 일괄 페널티


현역 의원들에게 선수에 따라 3-5% 정도 일괄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을 권합니다.


현역 의원과 원외 도전자가 맞붙는 경우 현역 의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언론과도 가깝고 세비, 후원금에 보좌진까지 아주 많은 것들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도전자가 승리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현역이 말 그대로 너무 못하고 도전자가 참 유명하고 유능하다면 모를까요. 


그렇기에 현역 의원들에게 선수에 따라 일괄적으로 페널티를 부여한다면 현역 의원들은 그 페널티를 이겨내기 위해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것이며 도전자의 불리함을 조금 상쇄하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지역에서 3선을 했다면 10년을 넘게 지역구 의원을 한 셈인데 그런 분이 10~15% 정도 페널티 받는다고 크게 불리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잘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관련해 현역 일괄 페널티가 적용되면 신인 가점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경선 방식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방식과 관련해 투표권을 가진 사람은 해당 지역에서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과 무작위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6개월간 당비만 납부하면 권리가 생기는 것도 그렇고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데 '무작위'로 정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그렇고요. 이 '무작위'라는 것이 정말 '무작위'인가 하는 질문은 이젠 새롭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권리당원이 투표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6개월 당비 납부가 아니라 2회 이상 교육에 참여한 권리당원으로 정함이 어떨까 합니다. 투표권에 대한 의무를 '6천 원'으로 퉁 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당원 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 의무를 강화했으면 합니다. 실제로 당원에 대한 교육은 정당이 꼭 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기도 하고요. 


교육은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면 될 것이고 그 참여 여부는 참석부, 사진 등으로 증명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좋은 교육이 있다면 그런 것이 없더라도 와서 들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투표를 하는 것보다는 온라인 투표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방식을 사용한다면 위변조도 어렵고 '무작위'로 선택받은 사람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뜻을 더 반영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실제 투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투표장으로 가는 사람들의 뜻을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의 제안에 흠결이 없다거나 당장 현실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더불어민주당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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