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모더레이터 되기 #3

말하기

by 김민호

클럽하우스는 오디오 기반의 SNS다. 모든 것은 말에서 시작해 말로 끝난다.


그래서 말을 하는게 중요하다. 그것도 잘 하는게 중요하다. 말을 하는 것은 내 머릿속에 넣어둔 소스를 조합해 음성으로 펼쳐 내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소스를 머리에 넣어 두어야 한다. 너무나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그렇다. 말을 잘 하려면 많이 들어야 하고 많이 읽어야 한다 그리고 많이 해봐야 한다.


당신은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 왔겠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한 경험은 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말을 어떻게 하는지 분석한 경우도 잘 없을 것이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있다.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떻게, 왜 말을 잘하는지 분석을 하고 연구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무한도전의 유재석씨가 어떻게 말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말을 왜 하는지를 잘 살펴보면 좋다. 그 사람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살펴보기 어렵다면 유명한 MC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살펴보면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말을 잘하는것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재미있는 말을 잘 하는것, 말의 내용이 풍부한 것들을 생각하는데 실제로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말의 전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한들 내용의 전달이 되지 않으면 그 말은 의미가 없다. 말이 매우 빠르거나 사투리가 심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그 말을 알아 듣지 못해 처음 몇 번은 되물어보지만 몇 번 하다 그 자체가 민망해 그냥 웃음 지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하기 위해서 말의 크기, 말의 속도, 발음, 표준어 구사 등을 신경 써야 한다. 최소한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로는 해야 한다.


말 소리가 작은 것 보다는 큰 것이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밸러스가 중요하다. 나 혼자만 너무 크면 다른 이들이 불쾌해 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 내에서는 내 목소리를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여러번 피드백을 구하거나 실제로 만나서 다른 사람의 기계로 내 목소리 크기를 확인 해보는 것도 좋다.


발음도 중요한 부분인데 정확한 발음을 구사할 수 없다면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명확하지 않는 발음으로 웅얼웅얼 하면 듣는 사람에겐 수면을 위한 백색소음이 될 수 밖에 없다. 말의 속도 역시도 중요한데 너무 빠르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고 너무 느리면 답답해 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 클럽하우스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말하는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끌게 되면 듣는 사람은 지루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클럽하우스 내에서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하는 방도 존재 하는데 그런 방은 결국엔 사투리를 쓰는 사람 밖에 남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 대화를 이해하기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표준어를 써야 한다. 사투리 억양은 어쩔 수 없더라도 단어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써야 한다.



말을 잘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면 말의 내용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토픽을 가지고 말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의 특정 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 특정 팀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상대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거나 그 방을 나가버릴 것이다.


또한 너무 어려운 말을 쓰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예전 카피라이터 회사에서 교육을 하기를 당시에 가장 학력이 낮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카피를 쓰라고 했다. 쉽고 직관적인 말이 머리에 바로 박힌다. 당신이 시대의 석학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는다. 지적 허영은 화자의 독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당연히 나는 알 수 없다. 누구라도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의 프로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있는것 혹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프로필에 적어 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확인 하면 좋다. 혹은 다른 SNS계정이 연동되어 있다면(트위터, 인스타그램) 거기에 접속해 어떤 주제로 활동을 하는지 보는 것도 좋다.


프로필을 확인 했음에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질문의 기술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그 동안의 경험을 보자면 프로필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사람들은 클럽하우스를 처음하거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대할 때는 좋은 질문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클럽하우스가 처음인 사람이라면 환영의 인사와 더불어 어떤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고 이 어플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어본 다음 공통되는 관심사를 찾아 가는 것이 좋다. 만약 상대가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있는 이 방에서 즉각 추방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신중히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프로필을 일부러 비우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편견은 우리의 생존력을 높여주는 아주 좋은 도구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버려야 할 도구다. 편견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과 눈을 보고 대화를 할 때는 그 사람의 표정, 행동, 분위기 등등 많은 것을 통해 그 사람의 관심사를 유추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이 대화에 끼고 싶어 하는지, 듣고 싶어 하는지, 혹은 관심없어 하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혹시 지금 당장은 파악할 수 없더라도 조금만 지켜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어플 너머의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좋은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한 말하기를 우리는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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