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발달장애인들은 수면과 관련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특히 자폐아동의 절반, 많게는 5명 중 4명이 한가지 이상의 만성적인 수면문제를 보인다고 한다.
자폐인 가운데에는 수면각성 주기에 관여하는 유전자나 혹은 멜라토닌의 수치와 관련된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가진 경우도 있는데 이로 인해 수면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한다.
자페인이 위장장애를 갖고 있기에 변비나 복통 같은 문제로 수면이 방해받기 쉬우며, 감각문제 즉 빛이나 소리, 촉각 같은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면 장소를 개선(어둡게)하고 주말과 주중의 차이가 크지 않도록 규칙적인 스케줄을 유지하여 루틴을 조절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적당한 운동을 진행하고 카페인 섭취를 막으며,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우리 갑자기의 수면유도를 본격적으로 해야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철저한 계획으로..."
"아빠!"
깊은 잠에 들었던 것 같다.
털털한 성격이라 장소불문, 눕기만 하면 단 몇 분 내에 잠에 빠지는 나의 성격을 집사람은 신기해했다.
꿈도 자주 꾸는 편이 아니라 잠에 들면 전쟁이 일어나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울림을 느낄 정도로 선명하게 들리며 귀를 막고 잠에 들을지언정 부성애가 작용하여 반사적으로 듣게 된다.
갑자기는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호칭을 사용하거나 상대의 이름 등을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요 근래에 들어 상대를 지목하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언어지연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이런 일은 굉장히 다행스러운 행동변화라고 생각될 법하지만, 문제는 이런 요청이 주로 야심한 새벽이라는 거다.
"나 불렀니? 이 새벽에?"
"아빠! 아빠!"
깊은 잠에 들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갑자기의 부름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졸음보다 이성이 먼저였다.
"벌떡!"
"왜... 왜?!"
"아빠, 아빠!"
갑자기는 다급한 모양이다.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면 내가 잠들어 있는 곳을 마치 노려보듯 응시하고 있었다.
"왜 그래 갑자기?"
혹시 악몽을 꾸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많이 놀라 불안해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성장기 때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거나 높은 빌딜에서 고공낙하를 하는 등의 꿈을 자주 꾸곤 하지만, 갑자기에게는 낯선 상황들이기에 많이 무서워할 것이다.
위로해주고 달래주어 빨리 다시 잠들게 해야 했다.
내가 갑자기에게 왜 그러냐고 묻자 갑자기가 아주 짧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쉬."
"응?"
"쉬, 쉬."
"쉬?!"
"그냥 혼자 싸면 안 되니?"
갑자기는 요즘 혼자 소변을 볼 때 우리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밝은 대낮에는 혼자가서 볼일을 보고 오지만 어두운 밤이나 새벽에는 혼자 화장실을 가는 것이 두려운 모양이다.
화장실에서 갑자기가 볼일을 볼 때, 바로 뒤에 바짝 붙어 볼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다.
만일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자신의 손을 뻗어 손을 잡아달라고 한다.
시계를 봤다.
"새벽 3시 10분."
"오늘은 그나마 빨리 일어났네."
여기서 내가 든 생각이 '그나마'였다.
보통은 새벽 4시가 넘었을 경우 잠에서 깨어 볼일을 보고 잠도 안자고 혼자 알수없는 주문 같은 소리로 흥얼리다 새벽 6시경 잠이 든다.
학교를 가야했기에 우리는 빨리 애를 재우려 하지만, 말을 도통 듣지 않는 녀석이기에 갑자기가 새벽에 잠에서 깬 날에는 우리 부부의 수면부족으로 아침부터 잠과의 전쟁이 시작되곤 한다.
잠들기 전날 밤, 물을 최소한으로 먹게 하긴 하지만 일찍 재우는 것보다 살짝 늦은 잠을 자도록 유도한다.
잠이 깨더라도 새벽에 일어나지 말고 오전쯤 일어나라는 나름의 전략으로...
그러나 복불복과 같은 갑자기의 새벽 깨어남은 내가 '비상대기'를 서는 것과 비슷하다.
이 글을 쓴 오늘도 그랬냐고?
빙고!
"난 지금 반쯤 눈이 감긴 상태로 글을 쓰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