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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미니 빔 May 26. 2018

책이 나보다 먼저 감성 폭발했다.2

서평 < 시도 재미있다 시리즈 >가지 않은 길 - 프로스트

 

  

  앞에 올라온 글을 보고 똑같은 글을 두 번 올린 거 아닌가 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이건 2탄이다.  책 제목이 알다시피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한 편의 시"이다. 무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려면 365개의 시 중에 적어도 3개는 읽어야 되지 않을까? 왜 3번 이냐고 묻는다면 일단 아래를 읽어 보자


  게임에서도 목숨은 3개를 준다.  내기를 해서 가위, 바위, 보를 할 때도 역시 삼세판을 한다. 밥도 삼시 세 끼를 먹으면서 왜 시는 한 편만 읽고 넘어가려고 했는지 반성하자!


민희의 책방에서 두 번째로 추천하는 시는 <프로스트-가지 않은 길이다.>

 앞서 추천한 오월의 마술이라는 시보다는 조금 유명한 시다.


글씨가 안보이면 아래 타이핑한 글을 보자.


< 가지 않은 길 >

 - 프로스트 -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지요.

한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어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서서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한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지요.


그러다가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한 길을 택했지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거기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의 발자취가 적었지요.

하지만 그 길을 걸음으로써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 적이

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지요.

아, 나는 훗날을 위해 한 길을 남겨 두었지요.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다시 오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나는 한숨지으며 얘기하겠지요.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냐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시가 조금 길다. 아니 많이 길다. 무려 두 페이지나 된다. 그럼에도 이 시를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수능의 언어영역에 지문으로 출제된 적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유명한 시는 알고 있으면 언젠가 유용하게 쓰인다.


   위 시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가 쓴 시다. 작가에 대해 조금 소개하자면 프로스트는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인 시인으로 손꼽힌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작시를 낭송할 정도로 존재감이 있었으며, 주요 대표작은 소년의 의지, 보스턴의 북쪽, 자비의 가면이다.



  오랫동안 농장 생활을 했고 그 경험을 살려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담은 시를 썼다. '가지 않은 길'은 프로스트가 실의에 빠졌던 20대 중반에 썼다고 한다.

  이 시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프로스트는 시를 즐기지 않고 분석하는 평론가들을 싫어했는데 평론가가 인터뷰에서 시에 대한 프로스트의 생각을 물어보자 "그거 그냥 산책한 거 끄적인 거요."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무심한 듯 똑똑하다. 이 일화를 알게 되고 프로스트가 유쾌하게 느껴졌다. "오다 주웠다."처럼 츤츤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시 내용이 참 좋았다. 인생에서 선택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기회를 포기했던 일에 대한 회한에 관해 소박하고 인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명시기 때문이다. 외면적으로는 자연 풍광인 숲 속을 쉽고 단순하게 노래하고 있으나 인생을 담담하게 관조하는 내면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 이런 의미가 담겨있는지 몰랐다. 시를 읽고 곱씹어보다가 애매하다 느껴서 해석을 찾아봤고  그때서야 시가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됐다. 방금 시를 읽고 이해하지 못했어도 괜찮다. 나도 그랬으니까,  해석을 보고 의미를 알게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한길을 택했지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거기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의 발자취가 적었지요... 중략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나는 한숨을 지으며 얘기하겠지요.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중략

  

  성공한 사람들은 말을 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틈새시장을 노리라고..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었던 빌 게이츠, 처음 페이스북을 만들었던 마크 저커버그 이들 역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은 사람들이다. 가지 않은 길은 발자취가 없기 때문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길일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 길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깔려면 나무를 베고, 돌을 골라내고, 그러다 보면 상처도 입을 것이다. 그러나 보상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클 것이다. 반대로 많은 사람이 다녀간 길을 걸어가기는 쉽지만 보상을 얻기는 엄청 힘들것이다. 여기로 가나 저기로 가나 힘들기는 힘들다.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 정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인생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항상 갈림길에서 있다. 점심으로 제육볶음을 먹을지 불고기를 먹을지 고른 것도 선택이고 지금 내 쓴 글을 읽고 있는 것도 선택이다. 선택이 모여서 삶이 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프로스트는 아름다운 길을 선택했지만 세월이 흐른 뒤 한숨을 지으며 또 다른 길이 있었다고 적었다. 나는 이 문장에서 프로스트가 선택하지 않았던 길에 대한 후회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 시를 읽고 얻은 교훈은 아래

"가지 않은 길과 사람이 다녀간 길을 결국 둘 다 어렵다. 그러니 이것저것 비교하지 말고 하고 싶은 선택을 하고 후회하지 말자 "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어디로 가나 편한 길은 없다. 편한 것만 찾아가려는 놀부 심보를 버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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