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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Nov 03. 2020

그냥 문득 나

빵과 커피로 아침을 맛있게 채우고 나와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문득 나를 생각했다. 느닷없었지만 타이밍이 좋았다.


내가 적은 글을 읽다 보면 나와 조금 다를 때가 많다. 내 생각이나 감정을 적기는 하지만 성격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내가 보기에 글에서 나는 꽤 침착하고 담백한 사람처럼 보인다.


사실 나를 잘 모르겠다. 마주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드러나는데 그중 어떤 게 나에게 가까운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 궁금하다. 운이 좋다면 글에 드러난 모습이 진짜일 수도 있다. 나는 글 안에 내가 좋다.


수줍기도 하고 유머가 있을 때도 있고 여러 감정으로 잘 울기도 한다. 화가 많다. 늘 화가 발생하는 포인트가 있는데 글로 풀어 쓰자니 참 어렵다. 상대의 목소리나 표정에 예민하고 되도록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그런 모습이 있다. 감탄과 잡생각이 많고 긴장도 많고 걱정도 많고 불안도 많다. 공간과 상황 그리고 사람 등에 영향을 받을 때가 많고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나 혼자 이루는 시간에 필요한 충전이 되는 사람.


내 안에 나를 알기 위해 이런 걸 써보는 게 맞는 건가? 그동안 뭘 배운 건지, 작고 깊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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