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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Nov 20. 2020

밤 시간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역할들. 모두 제쳐두고 그저 ‘ 대해 고심하는 시간은 이런 밤이 제격이다.


사실  오랫동안 새벽을 좋아했다. 두어 시간밖에 못 자고 다시 하루를 시작하더라도 롤러코스터나 신해철의 라디오를 들으며 새벽을 기록했다. 잠들기가 가장 큰 아까움인 것처럼, 고맙게도 큰 노력 없이도 참아냈다. 시험공부도 어렵지 않게 했던 거 같은데,


이제 나이가 었는지  의지에 상관없이 잠이 오지 않는  빼고는 깨어있기 어렵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이 탓이 아니라 체력 탓이다. 약해져 가는 몸을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내 탓. 건강에 관해서는 노력한 만큼 받는다고 하는데, 정신 차려야지. 건강은 나에게 가장 성실해야 할 숙제다.


딴 길로 샜지만, 아무튼 오늘 같은 밤에 새근새근 한 아이를 따라 잠들지 않고 귀찮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오면, 나오는 순간 ‘그래, 맞아.’라고 생각한다. ‘그래, 잘했어.’ 그리곤 쓸데 있든 없든 생각을 해본다. 하루 내내 잊었던 나에 대해서.


딴 길인 줄 알았던 건강에 대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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