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별로 남기고 싶은 기록이 없다. 편하지도 고되지도 않은 하루를 마치고 그 끝자락에 작은 조명만 켜진 방 한편에 앉아 있다. 좋아하는 유재석 님 목소리가 들리는 텔레비전의 손짓에 애써 무심해본다.
문득 한숨만 나온다.
보기 싫고 듣기 싫은 걸 무시하기 어려운 성향을 고치고 싶다. ‘나도 모르는 새’에 감정의 주인 자리를 뺏기는 기분이다. 따지고 보면 내 인생에서 부스러기만큼 작은 것이라 소모를 위한 소모를 할 뿐이다. “그냥 신경 쓰지 마”라는 성의 없는 말을 듣는 것도 별로다.
앞선 걱정 하나는 내가 감정의 온도를 최대한 꺼버렸을 때 극도로 무덤덤한 사람이 되진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스운 건 그러면서도 아마 그럴 수는 없을 거라고 이상한 안심도 동시에 한다는 것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 내가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