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을 지나 초가을에 있다. 얼마 전부터 아침과 밤이 서늘해지더니 오늘은 해가 포근히 안은 한낮에도 가을이 가득했다. 마스크와 소독제가 일상이 되기 전, 그 가을이 다시 그리고 벌써 왔다니.
여름 내 아침 커피를 담당하던 모카포트는 사이폰에자리를 내어주었다. 뜨겁다가 따뜻해지는 그 틈새, 후후 불며 호록 마시다가 차분하게 기다리기도 하고 커피 냄새도 맡아본다. 확실히 시원한 커피에는 없는 녹녹한 냄새가 있다. 커피잔 위에 비구름처럼 가득히 머무는, 내가 좋아하는 그런 냄새. 옆에는 늘 좋아하는 빵집의 작은 통밀 스콘을 둔다. 포슬한 통밀과 맑고 진한 커피가 정말 좋다.
내 방식대로 따뜻해야지
더 가을이 된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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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