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아지음 Oct 30. 2020

금요일 아침

아침에 여유가 생겼다. 어제 알게 된 책을 읽는다. 웬일인지 막연하게 궁금해져 책방비엥에 들려 바로 구입했다. 한 사람이 아닌 각자 다른 삶들의 이야기가 인터뷰로 기록된 보통 두께의 책이다.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실린 작가님의 글에서부터 이 책의 인상을 느꼈다. 80년 대생들의 유서


살아 있는 동안 유서에 관해 생각하며 나눈 대화들은 마지막마다 자필로 된 유서로 매듭을 짓는다. 감정적인 내용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고백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전혀 다른 삶인데도 생각이나 감정에 오가는 것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꾸밈없는 실제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순간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삶의 경험은 무척 다양하지만 그 경험으로 인해 내면에서 와글와글 대는 속사정은 비슷한 모양과 색을 지닌다. 그 속사정을 얼마나 나누며 살고 있는지 생각했다. 내 속사정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모른다면 알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는지, 잘 알았다면 나누고 싶은 사람은 있는지, 있다면 그 고마움은 표현하고 살고 있는지. 조각난 생각들이 가느다란 줄기로 이어졌다.


띠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책을 세우거나 눕혀가며 절반이나 읽었다. 이렇게 빠르게 읽어도 되는지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곧이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살아내는 이야기와 유난히 맑고 따뜻하던 오늘 아침





매거진의 이전글 살면서 나누는 이로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