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은 존재가 아니다
불현듯 예전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입 밖으로 꺼내기에는 말들이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평생 말하기를 단념하려고 했던 칠흑 같은 날들, 벽에다 머리를 찧고서 그 충격으로 하얀 섬광이 보이기를 기다렸던 진홍빛의 날들, 모두들 내가 약을 먹으니 예전의 모습을 거의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작 나는 목구멍에 그대로 걸린 약을 내뿜지 않으려고 꾹꾹 억눌렀던 메스껍고 이상했던 날들.
-캐서린 메이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