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길을 걷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꽃들을 본다. 곧장 그가 건넨 꽃다발이 떠올랐다. 수일이 지나는 새 꽃은 시들고 나는 무관심해졌다. 두 눈으로 그것이 고개를 떨구는 걸 보았다. 꽃이 저무는 때 나는 거기에 있었다. 처음의 빛깔과 풍성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구겨 넣을 때 진한 향기에 순간, 손을 놓았다. 햇살처럼 녹아내리는 미소가, 가슴뛰며 반짝이던 눈동자가 스쳐 지난다. 바스락대는 손 끝에 잊히지 않는 향기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