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강의를 듣게 됐다. 수동적인 자세가 글에까지 묻어나는구나. 나는 강의를 듣기로 했다. 행동이 빠른 덕에 일단 부딪혀 보지 뭐, 하며 주언규 님의 오프 강의를 신청한 거다. 시작까진 좋았는데, 영상 편집이고 뭐고 하나도 할 줄 모르는 것이 답답해 까마득하다. 먼저 주제를 선정하는 1번부터 막막하다. 직업, 전공, 특기, 취미, 좋아하는 것 등을 적으며 찾아보라 했다. 새삼 덕질하는 분들이 부러운 지점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특별히 좋아하는 연예인도 없었고, 게임도, 드라마도, 영화에도 빠진 적이 없다. 뭐가 그렇게 좋거나 싫다고 말하는 이를 만나면 내 눈이 반짝거리는 이유다. 설사 무엇에 대해 경멸하는 일조차 대단해 보인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는 나의 이런 독특한 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학 졸업장이 없으니 전공이랄 것도 없고, 해본 일이라곤 영업과 판매업이 수두룩이다. 직업란에 장사했던 가게들, 영업 회사를 적다 주부, 엄마라고도 끄적인다. 당연하게도 주위에 나와 닮은 사람이 있는데, 하다 못해 게임이라도 좋아하고 연예인 소식도 빠른 편이다. 그 사람은 부정할 테지만 분명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있는 걸 테다. 슬라임이 좋다고 말하는 만큼이나 연예인이나 게임이 좋다고 말하는 건 어려움이 있는 듯 보인다. 보통은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고 그냥 보는 거지 뭐,라고 말한다. 나도 그냥 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책 읽기, 글쓰기, 명상, 요가, 요리 정도다. 그게 다냐고 묻는다면 정말로 그게 전부다. 나는 어릴 적부터 셀럽이랄지, 유명인들의 소식을 가장 늦게 아는 편이었다. 남들 다 보는 드라마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교과서만이 책의 전부일 땐 만화책을 봤다. 그렇다고 내성적이라기엔 들어맞질 않는 것이, 친구들과 어울리길 잘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피아노, 드럼, 기타, 바이올린 등 악기 다루는 일에도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 물론 어릴 때라 좋아했던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기억을 들추면 평화로운 느낌이 맴도는 이유는 아마 좋아해서겠지.
글 쓰는 일은 자꾸 목이 마른다. 글을 읽고 싶은 마음도 피차일반이다. 세상의 원리에 대한 호기심은 말할 것도 없다. 갖은 영역의 도서를 넘나드는 까닭일터다. 한 달여간의 오프 강의동안 숙제에 집중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하루가 다르게 소멸한다. 글을 읽거나 쓰는 에너지의 반 정도라도 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마음이 마음 같지 않다.
인스타나 유튜브 등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무에나 사업에도 마찬가지로 작용하는 논리다. 행위하는 이에게 철학이 없으면 심지가 약해 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열정이 솟기 위해선 내면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퇴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시간을 두고 싶어 노려보고 있다. 책을 알리기 위해선 내가 알려져야 한다. 마케팅을 포함한 브랜딩이 모두 개인의 몫인 세상이다. 설사 돈이 많은들, 대형 광고로는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글이든, 사업 아이템에서건 본질은 기능일 테고 그 외는 본질을 지켜나가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암만 좋은 글이라고 해야, 훌륭한 상품이라고 해도 그를 알리는 일은 본질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인스타를 꾸준히 한 지 1년이 좀 넘었다. 중간에 두 달 정도 손 놓은 적도 있었는데 지금 나의 목표는 단단하다. 'why'가 분명해지니 비틀거리지 않고 꾸준히 피드를 올리고 있다. 비록 장기 목표는 아닐지라도, 단기 목적으로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가능하다. 이렇듯 불을 붙인다 해도 자기 계발 영역에서 말하는 '불편의 다리'를 건너는 시간이 필요할 터다. 시작하는 데서부터 삐그덕 거리는 유튜브 숙제로 의기소침해지고 무기력한 느낌까지 마주한다. 잠시 잠깐 지나는 틈인 것을 알지만 지금의 나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글을 쓴다. 기라성 같은 유뷰트 채널들이 시작하려는 나를 누르는 덕에, 어림도 없어 보인다. 무능력한 나를 보는 게 두려워 뒷걸음질 치고 싶다. 한 걸음 한 걸음, 뜻을 세우고 느릿하게나마 걸어가고 싶다. 주언규가 말한 1%에 들 생각일랑 걷어 치우고 단단하게 길고 오래갈 계획을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