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갖고 싶다 여기는 순간부터 자유가 사라진다.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는 없을까. 좋은 느낌은 자꾸 접하고 싶다. 싫은 느낌은 피하고, 없애고자 애를 쓴다. 괴로움이 시작된다. 삶에 좋은 느낌만 넣고 싶은 건 나를 사랑해서다. 매일을 무기력하게 사는 이들조차 시작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실패가 두려워서, 버림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걸 포기하는 거다. 도전에는 반드시 꺾이고 깎이는 일이 발생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마치 사랑하는 아이를 온실 속에 가두듯, 자기 자신을 묶어버린 꼴이다.
당연하게도 행복하기 어렵다. 생동감이 떨어진다. 살아있다는 건 흔들리고 무너지고 쌓아 올리는 일의 반복이다. 생명이 잎을 틔우고 꽃망울이 터지는 건 막으려야 막을 수 없는 일이다. 땅에 떨어질 것을 바로 알고 생명을 느끼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두고 감추는 안으로는 불만과 욕구가 들어차게 된다. 화산 폭발하듯 가리고 누른 상태가 무기력이라고 본다. 에너지가 가득한 상태, 갑갑해서 터져 나갈 것만 같은. 무엇도 하지 않지만 고단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 사람과 함께다. 매일매일 피로로 두른 채 안전 제일로 살아가는. 무기력에 관한 한 웬만한 전문가를 넘어서는 느낌이다. 파고 또 파고, 까닭을 찾아서다. 내 안에도 그런 마음이 없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무기력은 마음 안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모른 체하는 상태로, 주변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의 정신적 피로를 가늠할 수 없다.
며칠 정신을 못 차렸다. 헤매고 또 헤매는 기분이다. 얻고 싶고, 가지고 싶은 느낌이 들어서다. 일상에 피로가 늘어나는 건 의무와 조건을 달고 있는 까닭이다. 삶에 꼭 해야만 하는 건 없다. 반드시 어떤 느낌을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욕망과 욕구는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자, 나를 무겁게 만든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일상을 여행자처럼, 놀이처럼 살겠다는 가치관에서 어긋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바람이 있다면 가지되 가짐 없이, 버림 없이 내게 오는 대로 받아들이고 지금을 향유하는 것이다. 내일은 오늘의 햇살과 다름을 기억하려 한다.